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6일 정책금리를 2%로 동결한 것은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가들은 FRB가 멀지많아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FRB가 경기상황을 감안해 당장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일단 국내 경기와 물가 전망을 토대로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며 당장 7월에 긴축에 들어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 美 인플레이션 불안 고조

미국의 FRB가 일단 금리 인하를 중단한 것은 물가불안이 심각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금리를 올리지 않았고 인상시기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경기위축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FRB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경제성장의 하향 위험이 여전하기는 하지만 어느정도 감소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플레 및 인플레 기대치의 상승위험은 증가해왔다고 밝혀 인플레 우려를 강조했다.

그러나 노동시장은 악화됐고 금융시장은 상당한 진통속에 여전히 남아있다고 밝혀 성장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표시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FRB가 금리 인하를 멈췄다기 보다는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는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미국이 금리인하를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은 충분히 많이 나와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주요 관심사항은 인플레를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릴 것이냐의 문제였는데, 결국 인상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날 우리 증시에서는 FRB가 금리 인상에 대해 확실히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 한은, 당분간 경제상황 주시

미국 FRB의 금리동결은 한국의 금통위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

금통위가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금리동향을 참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준금리(현재 5.00%)와 미국 정책금리(현 2.00%)의 차이가 커 미국의 금리정책을 국내 통화정책의 변수로 삼을수는 없지만 세계 각국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저성장, 고물가'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금통위원들에게 참고가 될 수 있다.

현재 금통위는 경기안정을 위해 금리를 동결할 것인지, 아니면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금통위는 일단 다음달초 나오는 한국은행의 경기전망 결과를 토대로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게 나쁜 것으로 판단되면 물가의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예금 지급준비율을 올리는 등의 방식으로 유동성을 흡수해 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금통위의 이런 조치들을 7월 정례회의에서 선택하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금더 시간을 두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강하기 때문이다.

◇ 전문가들 "금리인상, 아직은.."

일부 전문가들은 FRB가 10개월만에 금리인하 행진을 멈춘 것은 경기하강 위험이 조금 완화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LG경제연구원의 신민영 연구위원은 "지난달까지 한국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그런 주장은 쑥 들어갔다"며 "미국의 금리 동결 조치는 한국이 그동안 금리를 내리지 않고 버틴 게 옳은 판단이었다는 점을 뒤늦게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위원도 "미국이 이번에 금리를 동결한 것은 금리 기조에 있어서 큰 변화"라며 "미국의 경기둔화는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은 반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아져 미국이 조만간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경기하강 위험이 다소 완화했을 뿐 그 위험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미국이 곧바로 금리인상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고 보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표한형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감안하면 미국이 정책금리를 올려야 하겠지만 현 경기상황에서는 금리인상이 어렵다"며 "1분기와 같은 경기하락 위험은 줄었다는 판단에서 금리인하 행진을 중단했지만 그렇다고 경기를 감안하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의미로 해석될 것으로 분석했다.

표 연구위원은 "최근 물가상승이 공급 측면의 충격으로 발생한 것인데 금리정책으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고 금리인상으로 가계부채 상환부담이 늘어 경기를 더 위축시키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라며 "한국 통화정책에도 인상이냐 인하냐 보다는 중립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민영 연구위원도 "미국의 경우 3분기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물가상승압력이 매우 높긴 하지만 경기둔화 속도 등을 감안할 때 3분기까지는 금리를 건드릴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조재영 이준서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