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제1차 석유파동은 세계경제를 극도로 악화시켰다. 1975년에는 기업들도 외채 상환 능력 부족으로 부도직전에 처한 회사들이 속출했다. 정주영 회장은 “돌파구는 중동이다. 오일달러를 벌기 위해서는 중동으로 가야한다”고 외쳤다.

현대건설은 1975년 중동으로 뛰어 들었다. 이란에서 처음으로 반다르 압바스 동원훈련조선공사를 수주한데 이어 바레인에서 최초로 대형공사를 따냈다. 바레인의 아랍 수리조선소를 1억3천7백 만 달러에 수주했다. 당시로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수주금액이었다.

이 공사는 바레인의 무라하크 섬에서 남쪽으로 8km이상 떨어진 매립지에 50만t급의 유조선을 건조 수리할 수 있는 드라이 도크를 비롯하여 가공 건물공장을 건설하는 것. 당시에도 물이 부족해 콜라로 양치질을 하고 합판조각 위에서 텐트를 치고 지내다 12월부터 시작된 우기로 피해를 입을 정도로 주변 여건은 열악했다.

1975년 10월9일에 착공해 1977년 9월30일 완공했다. 이 공사는 바레인 정부가 아닌 아랍석유수출국(OAPEC)에서 발주했기 때문에 현대건설은 이 공사를 기반으로 중동 여러나라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