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달러화 약세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에 따라 달러화 약세 추세가 바뀔지 주목된다.

G7 재무장관 등은 이와 함께 모든 금융회사들로 하여금 100일 안에 잠재적 부실을 고백토록 촉구하는 등 금융위기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비롯한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회의를 가진 후 발표한 공동성명서를 통해 "지난 2월 도쿄 회담 이후 주요 통화가 급속히 변동하고 있다"며 "이런 여파가 세계 금융 및 경제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외환시장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적절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G7의 성명서 내용은 공동대처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달러화 약세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시장에서는 G7 국가들이 환율정책에 대해 공동으로 변화를 꾀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와 관련,"G7의 이런 강경한 입장 표명은 외환시장에 대한 시각이 크게 변했다는 것을 뜻한다"며 "이런 경고가 달러화 강세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슨 미 재무장관도 "미국은 강한 달러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G7이 달러화 약세를 막기 위한 시장개입 등 구체적인 방법을 예시하지 않고 단순히 수사적인 공조 방침을 천명한 데다,미국의 경우 달러화 약세를 용인할 필요성이 많다는 점 등을 들어 달러화 약세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적지 않다.

예컨대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유럽의 금리인하 등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투기세력이 달려들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G7은 이와 함께 중국에 대해서도 위안화를 절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중국이 위안화의 유연성을 확대키로 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위안화 절상을 주문해 달러화 약세와 관계없이 위안화의 절상이 공동 목표임을 다시 확인했다.

또 "세계 경제가 장기적으론 회복력을 갖고 있으나 앞으로 몇 달간 더 어려운 시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 등 단기적인 경제전망은 계속 악화돼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요 금융시장의 혼란양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들이 공조체제를 취하는 것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혀 신용위기 해소를 위해 G7 중앙은행 간 공조체제를 더욱 긴밀히 할 것임을 나타냈다.

아울러 금융안정화포럼(FSF)의 권고를 받아들여 앞으로 100일 안에 모든 금융회사들은 투자손실 및 잠재손실을 완전히 공개할 것을 권고했다.

또 파생상품 등 복합자산에 대한 적정한 가치평가를 실시하고 필요할 경우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밖에 중앙은행과 금융감독기관들이 더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 워싱턴에서 열린 봄 연차총회 후 성명을 통해 "선진국가의 통화정책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뚜렷한 경기하강 징후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중기 물가안정을 계속 목표로 삼아야 한다"면서 "재정정책 역시 경기하강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