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14일 "최근 글로벌 증시는 변동성이 커졌으나 건전한 조정을 거치는 것으로 본다"며 "특히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사이트펀드에 대해서는 '몰빵펀드'가 아니라고 강조하고,한국 주식 비중을 10% 정도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우려와 중국 증시의 과열 논란 등으로 국내외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긴 호흡으로 보면 투자 자금이 주식시장과 펀드시장을 떠날 이유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가의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 비중은 27%에 달하지만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월드지수로는 비중이 11%에 불과하다"며 "자본시장에서도 신흥국가 증시의 비중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같은 자산배분상의 맹점을 보고 인사이트펀드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가치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이 PER(주가수익비율)가 높은 신세계에 투자했던 사례를 들며 "전통적인 기준에서 보면 영국 등 PER가 낮은 시장의 주식을 사야 하겠지만 이제 투자 관점이 바뀌었고 경쟁력을 보고 사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해외펀드로의 자금쏠림 현상과 관련,박 회장은 "중국 등 특정지역 펀드로 몰리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나 미래에셋의 경우 전 세계 시장에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지적하며 "정부로서도 국내 유동성이 부동산에 집중되는 것보다 다양한 해외자산에 투자되는 것이 경제운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펀드 시장에서 미래에셋의 독주를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글로벌 자산운용 시장에서 미래에셋의 규모는 0.2%에 불과하다"며 "미래에셋과 같은 대형 운용사가 한국에서도 더 나와 해외로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박 회장은 미국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해 아시아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를 미국 투자자들에게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판매 3주여 만에 4조원 이상의 설정액을 기록한 '인사이트펀드'와 관련,"미래에셋의 대표 펀드로 키울 생각이며 당분간 수익률보다는 안전성에 초점을 맞춰 운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머징마켓 위주로 투자하되 어느 정도 수익률이 올라가면 보다 공격적으로 주식을 편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에서 이 상품을 '몰빵펀드'라고 잘못 알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면서 "국가별로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수 있는 우량기업을 우선 편입할 계획이고,국내 주식비중을 10% 정도로 조절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의 펀드수익률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걱정하기도 했다.

"일부 해외펀드의 수익률이 100% 이상에 달하는 것을 보고 투자자들이 펀드를 로또처럼 생각할까 우려된다"며 "펀드는 증시 상황에 따라 손실이 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이제 펀드에 대한 환상은 버리고 합리적인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펀드가 손실을 낼 수도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접근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