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여성 결혼이민자 지원에 나서기 시작했다. 온라인 한국어 교육 사업을 후원하는가 하면 육아 출산 등에 관한 교재도 제공하고 있다. 급증하는 국제결혼 가정 문제를 정부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어 배우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캄 투 사오방씨(25.한국명 윤주희)는 이 같은 지원으로 낯선 나라에서 '행복'을 만들고 있는 케이스. 베트남에서 전남 광양으로 시집온 그의 작은 소망은 '한국어로 아기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는 것'이다. 올해 초만 해도 학원이 있는 광주까지 번거롭게 오가야 했던 윤씨는 얼마 전부터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한국어를 배우면서 날로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

윤씨의 한국어 배움터가 학원에서 집으로 바뀐 것은 한국디지털대(KDU)가 시작한 '다문화가정 e-배움 캠페인'에 참여하면서부터.KDU,포스코,전라남도,경상북도 등은 지난달 20일 이 캠페인에 대한 사업추진 협약(MOU)을 맺었다.

'다문화가정 e-배움 캠페인'은 KDU가 고려대 국제어학원와 함께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온라인 사이트(e-campaign.kdu.edu)를 통해 제공하는 것.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등으로 제공하는 콘텐츠에는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교육,직업능력개발 교육 등이 포함돼 있다.

8월부터는 전남과 경북 45개 시·군에서 캠페인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한국'을 배울 수 있게 된 것은 포스코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 덕분이다.

윤석만 포스코 사장은 "여성 결혼 이민자들이 남편을 만나 행복하고,또 '한국 같은 좋은 나라를 잘 선택했다'고 느끼도록 보살필 책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2005년부터 5년간 매년 2억원씩 여성가족부의 '결혼이민자가족 찾아가는 서비스 사업'에 출연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전국 38개 결혼이민자 지원센터를 통해 벌이는 이 사업은 한국어 교육,산전·산후 도우미,친정어머니 멘토링 서비스 등이 망라돼 있다.

보령메디앙스는 베트남어판 임신·출산·육아 가이드북 등 물품을,한솔교육희망재단도 2억원 상당의 교재를 제공했다.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은 여성 결혼 이민자 지원의 '핵'이다.

줄잡아 200여개에 달하는 지원기관들은 이주 여성들의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재원 부족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그나마 이들 기관이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데는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주부 임연수씨는 국제결혼 여성들을 돕기 위해 5년 전 서울대에서 한국어교육 과정까지 이수했다.

임씨는 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 국제결혼 여성들에게 주 2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엄마들을 가르치는 일은 엄마와 자녀들 뿐만 아니라 길게 보면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