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은 부산의 대표 상권이다.

상권 규모가 가장 크고,사람들도 가장 많이 몰리기 때문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부산 지역 주요 상권은 크게 남포동과 서면 두 군데였다.

그러나 1998년 시청,경찰청,시의회 등 행정기관들이 남포동 인근 중앙동에서 서면과 가까운 연산동으로 이전하면서 서면 지역으로 상권의 중심축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서면 상권의 가장 큰 장점은 부산의 한가운데 자리 잡은 지리적 조건이다.

부산 각지의 젊은이들이 약속 장소로 정하기에 가장 편리한 위치라는 게 서면 상인들의 얘기다.

서면 지하철역은 부산 지하철 1,2호선의 환승역이며 버스 노선도 대부분 서면을 거쳐간다.

김태욱 신설부동산컨설팅 팀장은 "교통 여건이 좋은 데다 CGV를 비롯한 영화관 5곳,롯데백화점,밀리오레,쥬디스 쇼핑몰 등 젊은 층이 즐길 수 있는 모든 시설이 밀집해 있어 상권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권은 크게 중앙로에서 서면 교차로를 바라보고 오른쪽에 위치한 쥬디스태화 지역과 왼쪽에 위치한 서면 1번가,중앙로 지하에 조성된 대현지하상가 등 세 곳으로 나뉜다.

쥬디스태화 지역에는 10,20대 위주의 패스트푸드점과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 식음료 업종 가게들이 자리 잡고 있다.

서면 1번가에는 20,30대를 대상으로 하는 음식점과 유흥주점들이 포진했다.

대현지하상가에는 309개 점포가 문을 열고 있으며 패션점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서면 상권의 중심축은 10여년 전만 해도 서면 1번가 지역이었다.

여성 대상 의류점들이 밀집해 있었고 유동인구도 가장 많았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이 1995년에 들어서면서 의류점들이 하나 둘씩 유흥주점으로 바뀌었고 유동인구도 줄기 시작했다.

또 2000년에 밀리오레가 개장,쥬디스태화 지역 뒤편에 있던 부전동 철물상가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퓨전 주점들로 바뀌면서 지금은 상권의 중심축이 쥬디스태화 쪽으로 이동한 상태다.

쥬디스태화 지역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동보서적 골목이다.

이 골목에는 챔프,ABC마트,스프리스 등 패션점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의류가게는 대현 지하상가에 몰려 있으나 최근 조금씩 지상에도 패션점이 생겨나고 있다.

윤경원 ABC마트 지역장(33)은 "유동인구는 지하가 많지만 구매력 있는 소비자는 지상 쪽이 많아 목적구매가 더 잘 이뤄진다"며 "유명 브랜드 체인점은 지하상가 내 소형 매장에서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동보서적 골목 쪽으로 모이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가게의 하루 평균 매출은 주중 800만원,주말에는 1500만~2000만원 선이다.

이 지역은 점포 시세도 비싼 편이다.

1층 30평 기준 권리금 2억~5억원,보증금 3억~10억원,월세 1500만~5000만원 수준이다.

서면 1번가 지역은 상권의 중심축이 쥬디스태화 쪽으로 넘어간 뒤로 유동인구가 많이 줄었다.

돼지갈비 전문점 피그농원 서영화씨(28)는 "젊은 층이 확실히 쥬디스태화 쪽에 비해 적다"며 "200평 규모의 이 가게 객단가는 1만2000원이며 하루 매출은 평균 500만원"이라고 밝혔다.

1982년부터 20년 넘게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대현지하상가는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10만명에 달한다.

서면역 주변에 밀리오레,이지벨리,르네시떼 등 대형 쇼핑몰들이 2~3년 전 잇따라 문을 열면서 한때 움츠러든 적도 있지만 지금은 빠져나갔던 상인들이 다시 대현지하상가로 몰려들고 있다.

이 상가의 가장 큰 특징은 유명 브랜드들이 보세의류점들과 한데 어우러져 있다는 것.유명 브랜드 패션점들이 지하상가에 진을 친 것은 전국적으로도 희귀한 사례로 꼽힌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서면 1번가 지상에 대형 의류가게들이 있었지만 음식점과 주점이 1번가로 밀고 들어온 데다 임대료마저 치솟으면서 하나 둘 지하상가로 매장을 옮겼다.

아디다스,후부,나이키,엘르,로이드 등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는 유명 브랜드 점포와 보세의류,액세서리 전문점 등 309개의 점포가 3열로 줄지어 있다.

유명 브랜드 매장을 제외하고는 보통 한 칸(7.6평)짜리 점포가 대부분이다.

한 칸을 기준으로 보증금이 입지에 따라 5000만~7000만원(계약기간 2년),한 달 임대료(관리비 포함)는 200만~300만원이다.

여성 보세의류를 판매하는 프리티레인의 민원진 사장은 "잘 될 때는 하루 매출 300만원을 기록할 때도 있다"며 "주말 매출이 평일보다 2~3배 높다"고 말했다.

대현실업이 관리하고 있는 이 지하상가는 2016년이 되면 계약 기간 만료로 부산시에 운영권을 넘겨줘야 한다.

부산=박민제/김보라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