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이후 최고로 싼 집' '그냥 가져가세요' 등 보기만 해도 들어가고 싶은 간판이 빼곡히 내걸려 있는 동성로 동쪽 이동통신 거리.일명 '통신골목'이라 불리는 대구 봉산육거리 일대에는 100여개의 휴대폰 판매점이 몰려 있다.

300m에 이르는 왕복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30∼50평 규모의 휴대폰 판매점들이 밀집,대구의 또 다른 명소로 떠오른 것.

톡톡 튀는 간판 경쟁과 함께 치열한 판매전도 볼 만하다.

워낙 많은 매장이 있다 보니 정해진 가격과 상관없이 얼마나 협상을 잘 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유동적이다.

통신골목 거리는 서울 용산 전자상가보다 더 치열한 초저가 휴대폰 마케팅 경쟁으로 유명해졌다.

'임진왜란 이후 최고로 싼 집'의 한 관계자는 "2년 전부터 이 일대에 휴대폰 가게가 하나둘 씩 생기면서 간판도 크고 재미있게 바꿔달기 시작했다"며 "DMB휴대폰의 번호 이동 시 드는 비용은 20만원대로 서울 용산 전자상가보다 10% 이상 쌀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기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량 구매를 통해 기기 값과 가입비를 최소화해 점주 마진폭을 최대한 줄임으로써 싼 값에 공급이 가능하다는 게 매장 관계자의 말이다.

40평 규모의 매장엔 300개 정도의 최신 휴대폰이 진열돼 있다.

주중 하루 평균 방문객은 400∼500명 정도.

또 다른 매장 '폰 가격 박살'의 한 관계자는 "주중에는 10,20대 중심의 젊은 층이 주 고객이지만 주말에는 대구시 전역에서 사람들이 와 휴대폰을 구매한다"며 "주변 매장에 비해 재미있게 간판을 만들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해 한 명이라도 손님을 더 끄는 데 전력을 다한다"고 말했다.

이 매장은 방문객들을 위해 무료로 커피와 과자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통신골목 맞은 편에 자리잡은 로데오 거리도 눈길을 끄는 곳이다.

100여개의 패션 가게들이 골목에 빼곡히 들어차 서울 동대문 패션몰 등에서 대량으로 떼 온 저가 의류에서부터 수입 명품의류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20∼30평 규모의 이들 매장 보증금은 5000만∼1억원,월세는 200만∼300만원 선이다.

수입 명품 의류 판매점 '워렌'의 최영지 사장은 "백화점 가격보다 20∼30% 싼 수입 의류를 팔아 한 달 평균 1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워낙 의류매장이 많고 경쟁이 치열해 최신 유행 상품을 수시로 교체해 주지 않으면 1년도 버티지 못한다"고 말했다.

10평 규모의 남성의류 매장 '줌(ZOOM)'은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최신 유행 상품을 매입,한 달 평균 1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캐주얼 한 벌에 5만∼6만원 정도로 로데오 거리에서는 조금 비싼 편이다.

캐주얼 의류점 '에이치엔티'는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고 있다.

이나영 에이치엔티 점장은 "대구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로데오 거리라 다양한 연령층이 모인다"며 "그만큼 유행에 민감한 지역이어서 최신 유행 의류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가게의 한 달 평균 매출은 5000만원.

박민제·김보라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