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사람에게는 비결이 있다.

누구나 똑같지 않다. 성품이 착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항상 불만과 시기에 가득 찬 사람도 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도 있고 앞 뒤가 다른 사람도 있다. 자라온 환경과 타고난 성격이 다른데, 똑같은 생각과 행동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다. 그러나 회사는 성과로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차등 보상을 하기 때문에 성과를 낸 사람과 내지 못한 사람으로 구분한다. 일 잘하는 사람 역시 성과와 역량으로 그 판단 기준을 삼는다.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한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하였다.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그들만의 차별화된 비결을 가지고 있었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성과가 매우 달렸다. 물론 성격의 영향이 크다. 하루에 5~6번 원장실에 들어와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며, 필요한 정보와 자료를 주며, 나를 위해주는 직원이 더 사랑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들의 업무 성과가 다소 떨어진다면 질책하기 보다는 도와주고 이끌어 주고 싶은 생각이 더 든다. 좋은 성격을 바탕으로 일하는 생각과 방식마저 탁월하다면 배우고 싶지 아니한가?

1단계 : 기획의 차이가 성과의 차이를 낳는다.

조직장이 일을 지시할 때, 직원이 전략 기획부터 실행까지 다 추진하게 한다면 리더십 역량이 매우 뛰어난 조직장이 아니면 무능한 조직장이다. 조직장은 일의 바람직한 모습(조감도), 이 모습을 달성해 갈 수 있는 큰 골격(목차), 그리고 골격별 중점 포인트(키워드)를 알려 줘야 한다.

이것이 기획력이다. 기획을 잘하는 직원은 다음 3가지 비결이 있다.

첫째, 자신이 주도적이고 자율적으로 아이디어를 낸다. 대리 이상이 되어 상사가 시키는 일을 추진한다면 무능하다. 자신이 고민한 과제나 프로젝트를 상사에게 말해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둘째, 일의 수준이 최소 한 직급 위의 사람의 기대를 뛰어 넘는다. 대리라면 과장 이상이 하는 일의 수준을 가져가야 한다. 일의 양은 많은데 수준이 낮다면 인정받지 못한다.

셋째, 바람직한 모습을 달성하기 위한 현상분석과 명확한 계획을 수립한다. 기획이 뛰어난 직원들은 추진계획이 분명하다. 템페이퍼를 통해 방향을 결정하고 기획의 삽질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이들의 추진계획을 보면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2단계 : 실행이 힘이다.

조직장의 일은 정도경영을 바탕으로 솔선수범하며 전문 식견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사결정을 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직원의 실행은 절대적이다. 실행력이 강한 직원들의 3가지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체크 포인트와 리스트를 가지고 일 전체를 관망하고 조율한다. 이들은 해야 할 일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가지고 일 전체를 보며 최대한 효과적이며, 마감을 단축시켜 효율을 올리는 노력을 한다.

둘째, 자료수집단계에 강하다. 일은 자료수집-자료분석-대안설정-최적안 결정-잠재 리스크 점검 등의 절차를 거치는데, 이들은 자료수집단계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고 몰입한다.

셋째, 상사와의 부단한 소통이다. 조직장 입장에서 답답할 때는 일의 진행상태를 모를 때이다. 보고가 없으면 알 수가 없다. 매일 일 진척을 간략하게 보고하는 직원이 예쁘지, 일을 다 끝내고 두터운 보고서를 가져오는 직원은 엄청 피곤하다. 왜 이러한 방법을 사용했고, 대안이 이것 밖에 되지 않느냐? 구성원이나 고객이 이 프로젝트를 보면 뭐라 하겠느냐? 등 끝난 일에 질문을 하면 답이 없다. 매일이라도 좋으니 수시로 보고하는 직원은 결정적 틀을 바꾸는 삽질은 없다.

3단계 : 결과물 창출은 빠르고 예뻐야 한다.

사무직 직원의 무기는 보고서와 말이다. 보고서를 통해 일의 시작과 결과를 정리하고, 말을 통해 이를 보고한다. 보고서를 남들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명확하게 잘 작성하는 직원이 있는데 말을 너무나 못해 설명이 되지 않는다. 반면, 말은 번지르르한데 보고서는 형편없는 경우가 있다. 조직장 입장에서는 무척 아쉽다. 결과물 창출을 잘하는 직원에게도 3가지 비결이 있다.

첫째, 마감이 상사를 감동시킨다. 조직장이 듣기 싫어하는 말 중의 하나가 “언제까지 할까요?”이다. 필자는 대리부터 이 질문을 한 적이 없다. 조직장 입장에서 보면,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 아닌가? 직원들이 언제까지 해야 하냐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한다. “나를 감동시켜라”

둘째, 보고서의 수준은 최고경영자의 수준에 맞춰져 있다. 항상 최고경영자라면 어떤 수준의 어떤 프로세스를 원할까? 기대효과는 무엇이며 달성되었는가?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 바르고 효율적으로 했는가 등이다. 보고의 방법도 매우 중요하다.

셋째, 모든 보고서가 예쁘다. A4용지에 10포인트 글자로 도표와 그림도 없이 빽빽하게 20P의 보고서가 작성되었다면, 한 두 장 보다가 요약보고서 만들라고 지시한다. 더 이상 보기 싫고 피곤하다. 전자결재라면 화가 난다. 보고서에 흐름이 있고 과정과 결론이 명확하며, 깔끔하고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으면 조직장은 흐뭇하다. 자신은 절대 그렇게 작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4단계 : 일의 마지막은 활용하고 홍보하는데 있다.

직원들이 가장 못하는 단계이며 비결이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일을 마치고 결과보고를 끝내면 더 이상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뛰어난 직원은 다르다. 가장 중요한 일을 시작한다. 바로 자신이 한 일에 대한 기록과 활용이다. 매뉴얼을 만들거나 PPT로 한 일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공유하며 활용한다.

첫째, 종료된 일을 매뉴얼과 파워포인트로 재작성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한 일을 시작부터 끝까지 기록하고 정리하여 자신이 마친 일을 기억할 뿐 아니라 뒤에 누가 이 일을 한다면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둘째, 정리된 매뉴얼과 파워포인트를 사내 게시판을 통해 공유한다. 이들은 생각이 다르다. 내 소중한 것은 나만이 간직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다. 내 것을 통해 남들이 성과를 낼 수 있다면 기쁘다고 말한다. 자신은 더 좋은 자료를 만들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들은 보안에 대해 고려하고, 이 자료는 자신이 작성했다는 것을 꼭 알린다. 일 잘하는 사람의 특징 중의 하나가 바로 자신이 한 일을 자랑한다는 점이다.

셋째, 매뉴얼과 파워포인트를 가지고 강의를 하거나 책을 쓰는데 활용한다. 기록만으로 끝나지 않고 이를 보다 생산적 활동에 활용한다. 이들은 강의안을 만드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소요하지 않는다. 이미 같은 규격의 수 많은 파워포인트 장표가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일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일 잘하는 사람은 몇 명일 뿐이다. 알고는 있지만 실천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있지만, 초일류 기업이 그렇게 많지 않은 이유와 같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