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이후 부동산시장은 침체기를 거쳐 저성장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저성장국면은 매매차익에만 익숙해있던 부동산투자가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그 동안의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전략(Buy low, Sell high strategy)'이 더 이상 성공투자를 담보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매입한 후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운영수익을 높이려는 투자전략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부동산투자의 패러다임도 매각차익을 추구하던 아파트 투자에서 운영수익을 추구하는 수익형부동산 투자로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뒷받침해주는 예의 하나가 최근에 출판된 “빌딩 부자들”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Yes 24의 국내도서부문 7위, 비즈니스와 경제부문 1위) 상위에 올라와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경매펀드가 전 국민의 관심을 끌었던 때가 있었다. 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매입하면 상당한 매각차익을 얻을 수 있으라는 기대로 모증권사 공모형 경매펀드에는 엄청난 금액이 몰렸었다. 대부분의 펀드 투자가들은 경매를 통하면 Buy low, Sell high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너도나도 앞다퉈 경매펀드에 가입을 하였으나 투자결과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고 현재까지도 펀드를 청산하지 못하여 배당금은 고사하고 원금도 돌려주지 못하는 펀드가 있을 정도이니 투자손실이 상당하리라고 판단된다.

부동산 경매펀드가 실패한 이유는 매입과 매각에만 관심을 두었지 보유기간 동안의 운영전략에는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부동산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자산운용사의 부동산전문가(?)들이 제대로 된 부동산 자산관리계획서(Management Plan) 조차 없이 관리하다 보니 운영수익 확보가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부동산가치도 하락하여 원금손실이라는 최악의 경우까지 발생한 것이다.

경매펀드에 편입되는 부동산들은 대부분 하자가 있었던 상품이었기 때문에 자산관리 후 매각계획(AMDP, Asset Management & Disposition Plan)전략이 유효한 전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경험미숙으로 양도차익만 추구하는 전략을 추구하다 보니 낭패를 본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이 든다.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상업용건물이 투자목적으로 본격적으로 거래되기 시작한 것은 IMF 외환위기 이후라고 할 때, 국내 상업용빌딩 투자 역사는 기껏해야 10년 남짓에 불과하다. 위의 예처럼, 국내 투자가들 중에는 부동산 불패신화에 도취되어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싸다는 이유로 매입을 한 후 보유기간 동안의 관리에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서 향후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매각차익에 대해서만 주판알을 굴려보는 사람이 많았다

이에 반해 외국인투자가들은 수익형부동산투자에 대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빌딩을 매입할 때부터 어떻게 가치를 높여서 재매각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하여 상당한 시세차익을 거뒀다. 즉, 그들은 매입을 하면서부터 관리실행계획(MAP, Management Action Plan)을 마련하여 적극적으로 부동산을 관리하여 신규수입원을 발굴하고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목표 수익율을 달성하고 궁극적으로는 매각가치도 높여서 투자수익을 극대하였다.

최근의 부동산시장의 특징은 디레버리지(de-leverage)와 기본으로 돌아가는(Back to basics) 투자로 요약된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을 신축 개발하는 경우 선임대 후 매각하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바뀜에 따라 이제는 운영관리 단계가 더욱 중요해졌고 기존빌딩 투자의 경우에도 보유기간 동안에 어떤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부동산의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에 자산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변화된 부동산투자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사이클을 고려하여 잘 매입한 후 보유기간 동안에 운영수익이 극대화되도록 관리하여 적기에 매각하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의 침체기에는 매각차익만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가 있다.

부동산부동산의 가치(가치 = 순영업소득 / 자본환원율)는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순영업소득(NOI)은 높이고 자본환원율(Cap rate)은 낮출 때 극대화된다고 할 수 있다.
부동산투자에서 순영업소득(NOI)은 과학(science)이고 자본환원율(cap rate)은 예술(art)이라는 말이 있다. 순영업소득은 과학적으로 산출이 가능하지만 자본환원율은 주관적이라서 산정하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시장 침체기에는 투자 리스크가 증가하고 기회비용이 높아지는 반면에 성장에 대한 기대는 낮아지므로 자본환원율이 상승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침체기에 자본환원율 하락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은 성공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우리의 힘으로 조정할 수도 없다.

부동산경기가 좋을 때에는 자본환원율이 하락하여 가만히 앉아서 막대한 이익을 볼 수도 있었으나 현재와 같은 침체기에는 이 도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NOI를 높여서 부동산의 가치를 상승시키거나 보존시키는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자산관리자(property manager)의 3가지 주요기능은,
첫째, 소유주의 목적을 달성하고
둘째, 소유주를 위해 이익을 창출하며
셋째, 부동산의 가치를 보전 또는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해당 부동산의 분석과 주변 시장분석을 통해서 경쟁열위에 있는 부문은 보완하고 임차인서비스 등을 강화하여 임차인 유지율을 제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임차인의 이탈은 공실 장기화로 이어지고 이어서 운영수익 감소를 초래하기 때문에 부동산시장 침체기에는 임차인 유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수익형부동산의 수입의 원천은 임대료 수입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부동산침체기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자산관리전략은 부동산의 수입은 높이고 지출은 줄여서 순영업소득(NOI)을 높이는 전략, 즉 기본에 충실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김용남 / 글로벌PMC㈜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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