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토지지분 1/2을 소유하고 있는데, 나머지 1/2 지분권자가 토지상에 제 동의없이 단독으로 건물을 지어 토지를 점유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을 상대로 공유자의 보존행위 차원에서 토지인도, 건물철거를 구할 수 있을까요?

공유물의 보존행위는 공유물의 멸실, 훼손을 방지하고 그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는 행위이다. 사실적인 행위는 물론이고 법률적인 행위도 포함한다. 공유건물의 손괴를 방지하기 위한 수리행위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보존행위는 각 공유자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데, 이는 보존행위가 다른 공유자에게도 이익이 되는 것이 보통이고 그 긴급을 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민법 제265조(공유물의 관리, 보존)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은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한다. 그러나 보존행위는 각자가 할 수 있다.

공유물에 대한 제3자의 방해 등에 대하여 방해배제나 공유물반환을 청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 대법원 1993.5.11. 선고 92다52870 판결 【토지소유권이전등기말소】
부동산의 공유자의 1인은 당해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명의로 원인무효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어 있는 경우 공유물에 관한 보존행위로서 제3자에 대하여 그 등기 전부의 말소를 구할 수 있다.

한편, 제3자가 아닌 다른 공유자의 배타적, 독점적 사용수익행위, 즉 관리행위에 이르지 못하는 일방적인 점유, 사용수익행위에 대해서도 보존행위 행사가 가능할 수 있다. 이러한 행위에 대해 다른 공유자가 청구하는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 내지 반환청구 역시 공유물에 대한 보존행위로 인정된다.

다만, 과반수를 초과하지 못하는 지분권자의 이와 같은 청구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을 거듭하다가, 기존 판례를 변경하는 전원합의체판결이 2020. 5. 21. 선고되었다.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변경되기 이전의 전원합의체 판결을 먼저 소개한다.

★ 대법원 1994.3.22. 선고 93다9392,93다9408 전원합의체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동투자이익금반환】
☞ 공유지분 1/4에 대한 권리자가 적법한 관리행위에 따르지 않고 임의로 점유사용수익하는 지분권자를 상대로 보존행위를 이유로 제기한 인도청구(과반수 미달 지분권자라 하더라도 보존행위 행사가 가능하다는 기존 판례의 유지 여부를 논의하는 전원합의체재판이었음)

[다수의견]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공유자나 그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자라고 할지라도 다른 공유자와의 협의 없이는 공유물을 배타적으로 점유하여 사용 수익할 수 없는 것이므로, 다른 공유권자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이 과반수에 미달되더라도 공유물을 점유하고 있는 자에 대하여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공유물의 인도나 명도를 청구할 수 있다.

[소수 반대의견]
---당원의 판례가 종전에 공유자의 1인이 공유물을 불법점유하고 있는 제3자에 대하여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공유물 전부의 명도를 단독으로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보는 이론적인 근거는, 공유자라면 그가 소유하고 있는 지분의 다과에 불구하고 공유물에 관한 보존행위는 지분의 비율을 넘어서 공유물 전부에 대하여 할 수 있다고 보는 데 있다. 이 점에 관하여 공유자의 공유물명도청구권은 불가분채권이므로 구태여 공유물에 관한 보존행위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도 없이 공유자의 1인이 공유물을 불법점유하는 제3자에 대하여 공유물 전부의 명도를 청구하는 것이 당연히 허용되는 것이라는 견해나, 공유자는 민법 제263조에 따라 지분의 범위 내에서 공유물 전부를 사용.수익할 권리가 있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공유물 전부의 명도청구는 지분권 자체의 본질에서 당연히 우러나오는 것이라는 견해가 있으나, 이와 같은 견해들도 결론은 당원의 판례와 같이 하면서 그 이론적인 근거만을 달리하는 것일 뿐이므로, 공유물을 불법점유하고 있는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당원의 판례가 종전에 판시한 의견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이 점에 관하여는 결론적으로 다수의견에 동조한다.

그러나 공유자의 1인이 공유물을 점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제3자가 공유물을 불법점유하고 있는 경우와 사정이 달라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간과하여서는 아니된다.

민법 제263조에 의하며 공유자는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와의 협의 없이 공유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배타적으로 점유하여 사용.수익하고 있더라도, 아무런 권한도 없이 불법으로 점유하는 경우와는 달라, 적어도 그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의 범위 내에서는, 공유물 전부를 사용.수익할 권한이 있어서 그 권한에 기하여 공유물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적법한 것이고, 다만 그 지분의 비율을 초과하는 한도 내에서만 위법하게 점유(사용·수익)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일부 소수지분권자가 공유물을 독점적·배타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위법한 상태를 시정한다는 명목으로 다른 소수지분권자로 하여금 공유물을 점유하고 있는 소수지분권자에 대하여 공유물 전부를 자기에게 명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결국 그 소수지분권자가 가지고 있는 "지분의 비율에 따른 사용·수익권"까지 근거없이 박탈하고 역시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의 범위 내에서만 공유물을 점유할 권한밖에 없는 다른 소수지분권자로 하여금 공유물을 전부 점유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므로, 공유물인 건물 등을 점유하고 있는 소수지분권자에 대하여 다른 소수지분권자가 그 건물 등의 명도를 청구하는 것이 공유물의 보존행위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 다수의견이 내세우는 "공유물에 관한 보존행위"의 이론은 공유자의 1인으로 하여금 그의 지분의 비율을 초과하여 공유물 전부의 명도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제공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할 뿐, 더 나아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의 범위 내에서 공유물 전부를 사용.수익할 권한이 있는 공유자로부터 그의 지분의 비율에 따른 사용·수익권까지 박탈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는 없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공유자 상호간에도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공유물인 건물 등의 명도를 청구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다수의견에는 논리를 비약시킨 잘못이 있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건물 등의 명도라 함은 건물 등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 즉 사용·수익이 수반되는 완전한 점유의 이전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다수의견에 의할 경우에는 공유물인 건물 등을 점유하고 있는 소수지분권자가 공유물을 명도받아 자신이 단독으로 점유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결과는 소수지분권자가 공유물을 배타적으로 점유하는 점에서는 명도를 청구하기 전의 상태와 다를 바가 없고, 또 전소송에서 패소하여 공유물을 명도하여 준 소수지분권자가 명도를 받은 소수지분권자를 상대로 다시 명도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되어 무의미한 소송의 반복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소수지분권자가 공유물인 건물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배타적으로 점유.사용함으로써 다른 공유자의 지분의 비율에 따른 사용·수익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공유자는 지분의 과반수를 소유하거나 민법 제265조의 규정에 따른 공유물의 관리방법에 관한 결정에 의하지 아니하는 한 그 소수지분권자에 대하여 공유물의 명도를 청구할 수는 없고, 다만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의 범위 내에서 그 소수지분권자에 대하여 자신도 공유물을 공동으로 점유하여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청구하거나(지분의 비율에 따른 자신의 사용·수익을 방해하지 말라는 부작위의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의 사용·수익권이 침해된 것에 대한 손해의 배상이나 그 소수지분권자의 지분의 비율을 초과하는 사용·수익에 관한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것이 공유자 사이에 공유물인 건물 등의 관리에 관하여 협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유물의 구체적인 사용·수익방법에 관련되어 발생한 공유자 상호간의 분쟁을 합리적으로 조정·해결하는 가장 타당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해결방법에 만족할 수 없는 소수지분권자는 종국적으로 공유물의 분할을 청구하는 방법으로 공유관계를 해소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는 이유가 위와 같은 바, 따라서 종전에 당원에서 판시한 의견 중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공유자라고 하더라도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하지 아니한 이상 공유물을 배타적으로 점유·사용할 수 없으므로, 다른 공유자는 그의 지분이 과반수인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공유물을 배타적으로 점유·사용하고 있는 공유자에 대하여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공유물의 명도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석한 의견은 변경되어야 한다고 본다--

전원합의체 판결 소수의견은, 다른 공유자에 대해 보존행위행사가 가능하다면 이를 계기로 보존행위한 소수지분권자가 독점적,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보존행위 행사는 적법한 관리행위 차원이 아닌 다른 공유자의 일방적 사용수익을 막기 위한 방편일 뿐이어서 다른 공유자를 명도집행한 소수지분권자에게 독점적 점유권이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다음의 판결을 비롯한 기존 판례의 입장이었다.

★ 대법원 1992.6.13. 자 92마290 결정 【공사방해금지가처분결정】
가. 공유자 사이에 공유물을 사용수익할 구체적인 방법을 정하는 것은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유자의 과반수로써 결정할 것임은 민법 제265조가 규정한 바로서, 공유물의 지분권자는 타지분권자와의 협의가 없는 한 그 공유물의 일부라 하더라도 이를 자의적, 배타적으로 독점사용할 수 없고, 나머지 지분권자는 공유물 보존행위로서 그 배타적 사용의 배제를 구할 수 있다.

나. 공유물의 지분권자가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공유물의 일부를 독점적, 배타적으로 점유사용하던 자를 배제하고 확정판결의 집행을 통하여 그 부분을 인도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 위 지분권자에게 이에 대한 독점적, 배타적 사용수익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해 기존 판례의 입장은 변경된다. 변경된 판결의 요지는 인도청구는 불가하지만 방해배제청구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 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8다287522 전원합의체 판결 [부당이득금]
## 판시사항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공유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ㆍ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가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하여 공유물에 대한 방해 상태를 제거하거나 공동 점유를 방해하는 행위의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판결요지
[다수의견]
(가)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인 피고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하지 않고 공유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인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상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공유자 중 1인인 피고가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어 다른 공유자인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하는 경우, 그러한 행위는 공유물을 점유하는 피고의 이해와 충돌한다. 애초에 보존행위를 공유자 중 1인이 단독으로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보존행위가 다른 공유자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행위는 민법 제265조 단서에서 정한 보존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② 피고가 다른 공유자를 배제하고 단독 소유자인 것처럼 공유물을 독점하는 것은 위법하지만, 피고는 적어도 자신의 지분 범위에서는 공유물 전부를 점유하여 사용ㆍ수익할 권한이 있으므로 피고의 점유는 지분비율을 초과하는 한도에서만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위법한 상태를 시정한다는 명목으로 원고의 인도청구를 허용한다면, 피고의 점유를 전면적으로 배제함으로써 피고가 적법하게 보유하는 '지분비율에 따른 사용ㆍ수익권'까지 근거 없이 박탈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③ 원고의 피고에 대한 물건 인도청구가 인정되려면 먼저 원고에게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 권원이 인정되어야 한다. 원고에게 그러한 권원이 없다면 피고의 점유가 위법하더라도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데 원고 역시 피고와 마찬가지로 소수지분권자에 지나지 않으므로 원고가 공유자인 피고를 전면적으로 배제하고 자신만이 단독으로 공유물을 점유하도록 인도해 달라고 청구할 권원은 없다.
④ 공유물에 대한 인도 판결과 그에 따른 집행의 결과는 원고가 공유물을 단독으로 점유하며 사용ㆍ수익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일부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를 배제하고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인도 전의 위법한 상태와 다르지 않다.
⑤ 원고는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면서 원고의 공유지분권을 침해하고 있는 피고를 상대로 지분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함으로써 피고가 자의적으로 공유물을 독점하고 있는 위법 상태를 충분히 시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의 독점적 점유를 시정하기 위해 종래와 같이 피고로부터 공유물에 대한 점유를 빼앗아 원고에게 인도하는 방법, 즉 피고의 점유를 원고의 점유로 대체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원고는 피고의 위법한 독점적 점유와 방해 상태를 제거하고 공유물이 본래의 취지에 맞게 공유자 전원의 공동 사용ㆍ수익에 제공되도록 할 수 있다.

(나) 공유자들은 공유물의 소유자로서 공유물 전부를 사용ㆍ수익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민법 제263조), 이는 공유자들 사이에 공유물 관리에 관한 결정이 없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공유물을 일부라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등 사용ㆍ수익의 방법에 일정한 제한이 있다고 하여, 공유자들의 사용ㆍ수익권이 추상적ㆍ관념적인 것에 불과하다거나 공유물 관리에 관한 결정이 없는 상태에서는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없는 권리라고 할 수 없다.
공유자들 사이에 공유물 관리에 관한 결정이 없는 경우 공유자가 다른 공유자를 배제하고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ㆍ사용하는 것은 위법하여 허용되지 않지만, 다른 공유자의 사용ㆍ수익권을 침해하지 않는 방법으로, 즉 비독점적인 형태로 공유물 전부를 다른 공유자와 함께 점유ㆍ사용하는 것은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한 것으로 적법하다.
일부 공유자가 공유물의 전부나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한다면 이는 다른 공유자의 지분권에 기초한 사용ㆍ수익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공유자는 자신의 지분권 행사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 민법 제214조에 따른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공유물에 대한 지분권은 공유자 개개인에게 귀속되는 것이므로 공유자 각자가 행사할 수 있다.
원고는 공유물의 종류(토지, 건물, 동산 등), 용도, 상태(피고의 독점적 점유를 전후로 한 공유물의 현황)나 당사자의 관계 등을 고려해서 원고의 공동 점유를 방해하거나 방해할 염려 있는 피고의 행위와 방해물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방해의 금지, 제거, 예방(작위ㆍ부작위의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형태로 청구취지를 구성할 수 있다. 법원은 이것이 피고의 방해 상태를 제거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원고가 달성하려는 상태가 공유자들의 공동 점유 상태에 부합한다면 이를 인용할 수 있다.

(다) 이와 같이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공유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ㆍ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는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그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고, 다만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하여 공유물에 대한 방해 상태를 제거하거나 공동 점유를 방해하는 행위의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김상환, 대법관 노태악의 반대의견]
공유관계에서 소수지분권자인 피고가 자의적으로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위법 상태를 초래하여 그와 같은 위법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경우 이를 적법한 상태로 회복하기 위하여 다른 소수지분권자인 원고는 보존행위로서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소수지분권자에 불과한 피고는 다른 공유자들과의 관계에서 공유물의 전부나 일부를 독점할 권리가 없으므로, 피고의 독점적 점유는 전체가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점유의 사실적, 불가분적 성질을 고려할 때 피고의 점유가 그의 지분 범위에서는 적법하고 이를 초과하는 한도에서만 위법하다고 나누어 볼 수 없다. 공유자들 사이에 아무런 합의나 결정이 없어서 피고가 보유하는 '지분비율에 의한 사용ㆍ수익권'이 어떠한 내용의 것인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면 피고가 내세우는 사용ㆍ수익권이란 단지 관념적인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에게 공유물 전부의 인도를 명하더라도 피고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② 공유물을 공유자 한 명이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경우 이러한 위법 상태를 시정하여 공유물의 현상을 공유자 전원이 사용ㆍ수익할 수 있는 상태로 환원시킬 목적으로 방해를 제거하거나 공유물을 회수하는 것은 공유물의 보존을 위한 행위에 해당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원고가 자신의 소수지분만을 근거로 하여 공유물 전부를 자신에게 인도해 달라고 청구할 수 없겠지만, 민법 제265조 단서에 따른 공유물의 보존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원고가 자신의 지분에 한정되지 않고 공유물 전부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③ 원고는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체 공유자를 위한 보존행위로서 공유물을 인도받게 되므로 원고가 취득하게 되는 점유는 모든 공유자들을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점유가 공유물을 위법하게 독점하던 피고의 종전 점유와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인도청구를 허용하는 것은 원고 단독으로 점유를 취득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피고의 위법한 독점적 점유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고, 인도 집행의 과정에서 공유자인 피고가 배제되는 것은 위법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고의 인도청구를 보존행위로서 허용한다고 하여 그 자체로 피고의 지분에 따른 사용ㆍ수익권을 박탈한다고 할 수 없다.
④ 원고의 인도청구를 허용한 결과 종전 점유자인 피고가 일시적으로 점유에서 배제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는 피고의 독점적 점유를 해제하고 위법 상태를 시정하기 위한 조치로 인한 반사적 결과이므로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보존권을 행사한 원고는 인도 집행을 마친 다음에는 선량한 보관자의 지위에서 공유물을 공유자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여야 하며, 보존행위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배제되었던 피고도 이때는 다른 공유자들과 함께 공유물을 공동으로 사용ㆍ수익할 수 있다. 따라서 민법 제265조 단서에 따른 보존행위를 실현하기 위한 차선책으로서 공유자 중 1인인 원고가 일단 피고의 점유를 해제한 뒤 이를 공유자들의 공동 이용에 제공하도록 하는 것은 부득이하다.

[대법관 이기택의 반대의견]
민법 제263조에 근거한 공유물의 사용ㆍ수익권은 법령에 의하여서는 권리의 내용이 정하여져 있지 아니한 일반적ㆍ추상적 권리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공유물의 사용ㆍ수익 방법에 관하여 공유자들 사이에 과반수 지분에 의한 정함이 없는 경우에는 어느 공유자도 그 내용이 어떠하든지 간에 자신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방법으로 공유물을 사용ㆍ수익할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다수의견이 소수지분권자의 인도청구를 부정하면서도 방해배제청구를 긍정하는 것에 찬성할 수 없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공유자들 사이에 공유물의 사용ㆍ수익 방법에 관한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유자들이 가지는 '지분비율에 따른 사용ㆍ수익권'이란 일반적ㆍ추상적 권리에 불과하고 이를 소로써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라고 할 수 없다. 공유자들이 공유물을 특정한 방법으로 사용ㆍ수익할 것을 전제로 어떤 소송상 청구를 하기 위해서는 과반수 지분에 의한 결정을 통해 사용ㆍ수익권이 구체적으로 형성될 것이 요구된다. 그러한 결정이 없는 상태에서 공유자들이 단순히 법에서 정한 '지분비율에 따른 사용ㆍ수익권'을 가짐을 근거로 하여 그러한 사용ㆍ수익권을 실현한다는 명목으로 특정한 형태의 방해배제나 인도를 청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② 공유자들이 공유물을 사용하는 법률관계는 다음의 둘 중 어느 하나로 귀결된다. 공유자들이 관리방법으로 결정된 특정한 방법으로 공유물을 사용ㆍ수익하는 모습이거나, 그러한 결정이 없이 각자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공유물을 사용하겠다고 주장하며 대치하는 상태이다. 다수의견이 말하는,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아무런 정함이 없음에도 공유자들이 특정한 방법으로 물건을 공동으로 점유ㆍ사용하는 제3의 영역은 법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③ 다수의견이 말하는 '공유자들이 아무런 결정 없이 공유물을 비독점적으로 공동사용ㆍ수익하는 상태'라는 것은 관념적인 가정에 불과하여 현실적으로는 생각하기 어렵다. 다수의견은 불가능한 상태를 달성하기 위한 명목으로 방해배제를 인정하는 것이다.
④ 원고 역시 소수지분권자에 불과하여 과반수 지분에 따른 결정 없이는 특정한 형태로 공유물을 사용ㆍ수익할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가 없으므로, 원고가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공유물의 현재의 사용ㆍ수익 상태의 변경을 청구하는 것, 즉 토지의 인도뿐만 아니라 토지의 공동 점유ㆍ사용을 위한 방해금지를 청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국 피고의 점유는 위법하지만 원고가 그 배제를 청구할 수 없는 결과 현재의 상태가 유지될 수밖에 없고, 피고가 공유 토지를 지상물의 소유를 통해 점유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공유 토지를 점유하는 한 태양에 불과하여 원고가 그 수거ㆍ철거를 청구할 수도 없다고 보아야 한다.

참조조문
민법 제211조, 제213조, 제214조, 제263조, 제265조, 민사집행법 제257조, 제258조, 제261조

재판경과
전원합의체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8다287522 전원합의체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8. 10. 18 선고 2017나214900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7. 11. 30 선고 2015가단120970 판결

참조판례
대법원 1966. 4. 19. 선고 65다2033 판결(집14-1, 민205)(변경), 대법원 1971. 7. 20. 선고 71다1040 판결(집19-2, 민209)(변경), 대법원 1974. 6. 11. 선고 73다381 판결(변경), 대법원 1976. 6. 8. 선고 75다2104 판결(변경), 대법원 1978. 5. 23. 선고 77다1157 판결(공1978, 10877)(변경), 대법원 1979. 6. 12. 선고 79다647 판결(공1979, 12009)(변경), 대법원 1983. 2. 22. 선고 80다1280, 1281 판결(공1983, 576)(변경), 대법원 1991. 1. 15. 선고 88다카19002, 19019 판결(공1991, 730)(변경),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9392, 9408 전원합의체 판결(공1994상, 1297)(변경), 대법원 1996. 6. 14. 선고 95다33290, 33306 판결(변경),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5다48308 판결(공1997상, 498)(변경), 대법원 1998. 8. 21. 선고 98다12317 판결(변경), 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2다57935 판결(공2003하, 2314)(변경), 대법원 2007. 4. 13. 선고 2005다688, 695 판결(변경), 대법원 2007. 8. 24. 선고 2006다40980 판결(공2007하, 1466)(변경), 대법원 2007. 8. 24. 선고 2006다40997, 41006 판결(변경),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2다104458, 104465 판결(변경),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다43324 판결(변경),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109804 판결(변경),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다58719 판결(변경)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문우 외 2인)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송현 담당변호사 김정태)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18. 10. 18. 선고 2017나21490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토지 인도청구와 2018. 9. 21.부터 토지 인도 완료일까지 월 194,750원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 지급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 개요와 쟁점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1/2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이른바 소수지분권자로서, 그 지상에 소나무를 식재하여 토지를 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피고를 상대로 소나무 등 지상물의 수거와 점유 토지의 인도 등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원고가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공유 토지에 대한 방해배제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였다.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공유 토지의 소수지분권자인 피고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공유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인 원고가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방해배제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2.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가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다른 소수지분권자를 상대로 방해배제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가. 기존 대법원 판례
원고와 피고 모두 소수지분권자이고 공유자들 사이에 공유물의 관리에 관하여 합의나 과반수 지분에 의한 결정이 없는 경우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보존행위로서 공유물에 관한 방해배제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지 문제 된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와 협의하지 않고서는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여 사용ㆍ수익할 수 없으므로, 다른 공유자는 소수지분권자라고 하더라도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점유 공유자에 대하여 방해배제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1974. 6. 11. 선고 73다381 판결,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9392, 940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다43324 판결 등 참조).
나. 소수지분권자가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다른 소수지분권자를 상대로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인 피고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하지 않고 공유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경우 소수지분권자인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상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민법 제265조는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은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한다. 그러나 보존행위는 각자가 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보존행위는 공유물의 멸실ㆍ훼손을 방지하고 그 현상을 유지하기 위하여 하는 사실적, 법률적 행위를 뜻한다. 이러한 보존행위를 공유자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하지 않고 단독으로 할 수 있도록 한 취지는 보존행위가 긴급을 요하는 경우가 많고 다른 공유자에게도 이익이 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대법원 1995. 4. 7. 선고 93다5473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공유자 중 1인인 피고가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어 다른 공유자인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하는 경우, 그러한 행위는 공유물을 점유하는 피고의 이해와 충돌한다. 애초에 보존행위를 공유자 중 1인이 단독으로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보존행위가 다른 공유자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행위는 민법 제265조 단서에서 정한 보존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2) 모든 공유자는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 사용ㆍ수익할 수 있다(민법 제263조). 이는 공유물 관리에 관하여 공유자들 사이에 합의나 과반수 지분에 의한 결정(민법 제265조 본문)이 없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공유자가 공유물에 대하여 가지는 공유지분권은 소유권의 분량적 일부분이지만 하나의 독립된 소유권과 같은 성질을 가지므로, 공유자는 소유권의 권능에 속하는 사용ㆍ수익권을 갖는다. 민법 제263조는 이러한 사용ㆍ수익권이 소유권인 공유지분권의 내용을 구성하되, 1개의 소유권이 여러 공유자에게 나뉘어 귀속됨에 따라 소유권을 행사하는 데 일정한 제약이 따른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소수지분권자인 피고가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여 사용ㆍ수익하고 있더라도, 공유자 아닌 제3자가 공유물을 무단으로 점유하는 것과는 다르다. 피고가 다른 공유자를 배제하고 단독 소유자인 것처럼 공유물을 독점하는 것은 위법하지만, 피고는 적어도 자신의 지분 범위에서는 공유물 전부를 점유하여 사용ㆍ수익할 권한이 있으므로 피고의 점유는 그 지분비율을 초과하는 한도에서만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물건에 대한 점유를 지분에 따라 물리적으로 나눌 수 없더라도 그 점유가 지분 범위 내에서 보호할 만한 것인지 여부를 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따라서 피고가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위법한 상태를 시정한다는 명목으로 원고의 인도청구를 허용한다면, 피고의 점유를 전면적으로 배제함으로써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적법하게 보유하는 '지분비율에 따른 사용ㆍ수익권'까지 근거 없이 박탈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3) 일반적으로 물건의 '인도'는 물건에 대한 현실적ㆍ사실적 지배를 완전히 이전하는 것을 뜻한다. 민사집행법상 인도청구의 집행은 집행관이 채무자로부터 물건의 점유를 빼앗아 이를 채권자에게 인도하는 방법으로 한다(민사집행법 제257조, 제258조). 따라서 원고의 인도청구를 허용하면 원고는 강제집행을 통해 공유물을 점유하던 피고로부터 점유를 빼앗아 이를 단독으로 점유하게 된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물건 인도청구가 인정되려면 먼저 원고에게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 권원이 인정되어야 한다. 원고에게 그러한 권원이 없다면 피고의 점유가 위법하더라도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데 이 사건과 같이 원고 역시 피고와 마찬가지로 소수지분권자에 지나지 않으므로 원고가 공유자인 피고를 전면적으로 배제하고 자신만이 단독으로 공유물을 점유하도록 인도해 달라고 청구할 권원은 없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원고가 공유자인 피고에 대해 보존행위로서 공유물 전체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 보존행위 이론이 원고가 자신의 지분비율을 초과하여 공유물 '전부'에 대한 일정한 청구를 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원고가 공유자로서 아래 다.항에서 보는 것처럼 피고가 공유물을 독점하는 방해 상태를 제거할 것을 청구하는 것을 넘어서서 다른 공유자에 대한 관계에서 공유물을 '자신에게 인도하라'고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원고는 공유물을 점유할 아무런 권리가 없는 제3자에 대해서는 소유자, 정확하게는 공유물에 대한 지분권자로서 공유물을 점유할 권원이 있는 자신에게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지만, 공유자인 피고에 대해서는 소수지분권자에 불과하여 공유물을 단독으로 점유할 권원이 없다. 원고는 피고와 마찬가지로 소수지분에 따라 서로 제한된 권한을 가지고 있을 뿐이므로,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결정이 없는 이상 원고가 공유물을 인도받아 자신만이 점유하겠다고 주장할 근거가 없다.
(4) 공유물에 대한 인도 판결과 그에 따른 집행의 결과는 원고가 공유물을 단독으로 점유하며 사용ㆍ수익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일부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를 배제하고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인도 전의 위법한 상태와 다르지 않다. 위법 상태를 시정하기 위하여 또 다른 위법 상태를 만들어내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그 결과 원고가 공유물을 인도받은 다음 자발적으로 피고에게 공유물의 공동 사용을 허락하지 않으면, 피고는 공유물에 대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다시 원고를 상대로 소를 제기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판결에 따른 집행의 결과는 공유물을 적법한 점유 상태에 두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위와 같은 결과는 분쟁의 종국적 해결을 위해 판결과 집행이 달성해야 할 적법한 상태라고 할 수 없다.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9392, 9408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은 물건의 인도가 종전 점유자의 점유를 배제하고 인도받는 사람이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게 되는 것을 뜻하지만 사용ㆍ수익과는 별개의 문제이고, 따라서 물건을 인도받아 사실상 지배는 하되 공유자들을 위해 보관만 하는 경우와 같이 사용ㆍ수익은 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며, 공유물 보존행위에 기한 인도청구는 후자의 목적 범위에서만 허용된다고 한다. 그러나 위 (3)에서 본 바와 같이 민사집행법상 인도청구의 집행은 집행관이 채무자로부터 물건의 점유를 빼앗아 채권자에게 이를 인도하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다(민사집행법 제257조, 제258조). 집행관이 채무자를 배제하고 채권자로 하여금 물건의 현실적 점유를 취득하게 함과 동시에 집행절차가 완료되며, 채권자는 그 후 인도받은 물건을 사용ㆍ수익하는 데 집행절차상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위 보충의견은 인도 집행에 따라 채권자가 단독으로 물건에 관한 제한 없는 점유를 취득한다는 점을 간과하고, 인도의 의미를 채무자의 독점적 점유만을 해소시키는 '방해배제'의 의미 정도로 축소하여 해석한 것으로 옳지 않다.
(5) 기존 대법원 판례가 공유자 사이의 공유물 인도청구를 보존행위로서 허용한 것은, 소수지분권자가 자의적으로 공유물을 독점하고 있는 위법 상태를 시정하기 위해서 인도청구를 가장 실효적인 구제수단으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위 대법원 93다9392, 9408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참조). 그러나 원고는 아래 다.항에서 보는 것처럼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면서 원고의 공유지분권을 침해하고 있는 피고를 상대로 지분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함으로써 위와 같은 위법 상태를 충분히 시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의 독점적 점유를 시정하기 위해 종래와 같이 피고로부터 공유물에 대한 점유를 빼앗아 원고에게 인도하는 방법, 즉 피고의 점유를 원고의 점유로 대체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원고는 피고의 위법한 독점적 점유와 방해 상태를 제거하고 공유물이 그 본래의 취지에 맞게 공유자 전원의 공동 사용ㆍ수익에 제공되도록 할 수 있다.

다. 소수지분권자가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다른 소수지분권자를 상대로 방해배제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1) 모든 공유자는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 사용ㆍ수익할 수 있다(민법 제263조). 공유물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ㆍ수익할지, 예를 들어 공유 토지를 교대로 혹은 면적을 나누어 사용할지, 전체를 특정인에게 이용하게 하고 그 대가를 받을지 등은 원칙적으로 공유자들이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한다(민법 제265조). 그러한 결정이 없는 경우 개별 공유자는 누구도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사용ㆍ수익할 수 없다(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0다13948 판결 등 참조).
한편 공유자들은 공유물의 소유자로서 공유물 전부를 사용ㆍ수익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민법 제263조), 이는 공유자들 사이에 공유물 관리에 관한 결정이 없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임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공유물을 일부라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등 사용ㆍ수익의 방법에 일정한 제한이 있다고 하여, 공유자들의 사용ㆍ수익권이 추상적ㆍ관념적인 것에 불과하다거나 공유물 관리에 관한 결정이 없는 상태에서는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없는 권리라고 할 수 없다.
공유지분권의 본질은 소유권이고 소유권은 물건을 직접 지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물권이다. 물건의 사용ㆍ수익권능은 물권인 소유권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권능에 속한다(민법 제211조). 민법 제263조는 이러한 소유권의 권능이 공유지분권에도 마찬가지로 존재하되, 공유관계에서는 1개의 소유권이 여러 공유자에게 나누어 귀속됨에 따라 각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의 사용ㆍ수익권을 침해하면 안 된다는 제약이 따른다는 것을 뜻할 뿐이다. 따라서 공유자들 사이에 공유물 관리에 관한 결정이 없는 경우 공유자가 다른 공유자를 배제하고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ㆍ사용하는 것은 위법하여 허용되지 않지만, 다른 공유자의 사용ㆍ수익권을 침해하지 않는 방법으로, 즉 비독점적인 형태로 공유물 전부를 다른 공유자와 함께 점유ㆍ사용하는 것은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한 것으로 적법하다.
(2) 일부 공유자가 공유물의 전부나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한다면 이는 다른 공유자의 지분권에 기초한 사용ㆍ수익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공유자는 자신의 지분권 행사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 민법 제214조에 따른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공유물에 대한 지분권은 공유자 개개인에게 귀속되는 것이므로 공유자 각자가 행사할 수 있다.
공유물에 대한 방해배제청구의 구체적 모습으로, 공유 토지에 피고가 무단으로 건축ㆍ식재한 건물, 수목 등 지상물이 존재하는 경우 지상물은 그 존재 자체로 다른 공유자의 공유토지에 대한 점유ㆍ사용을 방해하므로 원고는 지상물의 철거나 수거를 청구할 수 있다(이는 대체집행의 방법으로 집행된다). 지상물이 제거되고 나면 공유 토지는 나대지 상태가 되고 피고가 다시 적극적인 방해행위를 하지 않는 한 원고 스스로 공유 토지에 출입하여 토지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공유 토지에 피고의 지상물이 존재하는 사안에서 지상물의 제거만으로도 공유 토지의 독점적 점유 상태를 해소시킬 수 있다. 지상물 제거 후에도 피고가 원고의 공동 점유를 방해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러한 행위를 할 것이 예상된다면,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그러한 방해행위의 금지, 예를 들어 원고의 공유 토지에 대한 출입이나 통행에 대한 방해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원고는 공유물의 종류(토지, 건물, 동산 등), 용도, 상태(피고의 독점적 점유를 전후로 한 공유물의 현황)나 당사자의 관계 등을 고려해서 원고의 공동 점유를 방해하거나 방해할 염려 있는 피고의 행위와 방해물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그 방해의 금지, 제거, 예방(작위ㆍ부작위의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형태로 청구취지를 구성할 수 있다. 법원은 이것이 피고의 방해 상태를 제거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원고가 달성하려는 상태가 공유자들의 공동 점유 상태에 부합한다면 이를 인용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출입 방해금지 등의 부대체적 작위의무와 부작위의무는 간접강제의 방법으로 민사집행법에 따라 실효성 있는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피고의 독점적 점유 상태를 제거하기 위해서 종래와 같이 피고로부터 공유물을 빼앗아 원고에게 인도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공유지분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를 인정함으로써 원고는 피고의 위법한 독점적 점유와 방해 상태를 제거하고 공유물이 그 본래의 취지에 맞게 공유자 전원의 사용ㆍ수익에 제공되도록 하는 적법한 상태를 달성할 수 있다.

라. 판례 변경
이와 같이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공유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ㆍ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는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그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고, 다만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하여 공유물에 대한 방해 상태를 제거하거나 공동 점유를 방해하는 행위의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공유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가 공유물에 대한 보존행위로서 그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한 대법원 1966. 4. 19. 선고 65다2033 판결, 대법원 1971. 7. 20. 선고 71다1040 판결, 대법원 1974. 6. 11. 선고 73다381 판결, 대법원 1976. 6. 8. 선고 75다2104 판결, 대법원 1978. 5. 23. 선고 77다1157 판결, 대법원 1979. 6. 12. 선고 79다647 판결, 대법원 1983. 2. 22. 선고 80다1280, 1281 판결, 대법원 1991. 1. 15. 선고 88다카19002, 19019 판결,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9392, 940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6. 6. 14. 선고 95다33290, 33306 판결,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5다48308 판결, 대법원 1998. 8. 21. 선고 98다12317 판결, 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2다57935 판결, 대법원 2007. 4. 13. 선고 2005다688, 695 판결, 대법원 2007. 8. 24. 선고 2006다40980 판결, 대법원 2007. 8. 24. 선고 2006다40997, 41006 판결,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2다104458, 104465 판결,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다43324 판결,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109804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다58719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마. 이 사건에 관한 판단
(1) 원심판결 이유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소외 1과 소외 2는 이 사건 토지 중 각 1/2 지분을 공유하고 있던 중 사망하였다. 원고는 소외 2의 상속인으로서 이 사건 토지 중 소외 2의 지분 전체에 관하여 1992. 11. 28.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피고는 소외 1의 장남으로서, 소외 1이 1995년경 사망하면서 형제들과 함께 소외 1의 재산을 공동상속하였다.
피고는 2011년경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 토지 일부에 소나무를 심어 그 부분 토지(이하 '소나무 식재 부분 토지'라 한다)를 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다.
(2)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소수지분권자로서, 그 토지 중 소나무 식재 부분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또 다른 소수지분권자인 피고를 상대로 토지의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 다만 원고는 지분권에 기초한 방해배제로서 공유 토지 위에 심어진 소나무 등 지상물의 수거를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가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피고를 상대로 소나무 식재 부분 토지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 원고의 이 부분 청구를 받아들이고, 피고에게 토지 인도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원고의 2012. 1. 1.부터 토지 인도 완료일까지 부당이득금반환청구를 받아들였다.
원심이 원고의 토지 인도청구를 받아들인 것에는 공유물의 보존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원심판결 중 토지 인도청구 부분이 파기되어야 하는 이상 원고의 부당이득금반환청구 중 아직 확정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원심 변론종결일 다음 날(2018. 9. 21.)부터 토지 인도 완료일까지 금원 지급을 명한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한편 원심이 원고의 지상물 수거 청구를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허용된다고 본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지상물 수거 청구를 받아들인 결론은 정당하므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이 사건 토지에 대한 합의의 존재 여부
<중략>

4. 결론
원심판결 중 토지 인도청구와 2018. 9. 21.부터 토지 인도 완료일까지 월 194,750원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 지급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인도청구에 관한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김상환, 대법관 노태악의 반대의견과 방해배제청구에 관한 대법관 이기택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안철상의 보충의견과 다수의견 중 인도청구에 관한 대법관 이기택의 보충의견이 있다.
<중략>

변경된 전원합의체 다수의견과 소수의견, 그리고 기존 판결들 간에는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매우 복잡하고 극명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변경된 판결과 기존 판결의 결론적인 차이는 소수지분권자의 인도청구를 허용할지 여부에 있는데, 소수지분권자의 인도청구를 허용하고 그에 기한 명도집행이 가능하다고 하여 그에게 독점적인 점유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는 기존판결의 입장과, 인도청구를 인정치 않으면서도 방해배체청구로 권리구제를 허용하는 변경된 전원합의체 판결의 입장은 실질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된다.

아무튼, 현행 판례에 근거한 위 질문에 대한 예상결론은 토지인도청구 기각, 건물철거청구 인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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