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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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로 무너진 아프가니스탄의 비극

미국이 2001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뿌린 돈은 자그마치 1440억달러라고 합니다. 탈레반은 대부분 도시를 큰 싸움 없이 점령하고 20년 만에 정권을 재탈환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 나라에 왜 미국이 투자하고, 싸울 의지가 없는 국민을 위해 왜 미국인이 가서 싸우고 희생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어마한 돈은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을 위해 사용되었을까요? 여전히 아프가니스탄의 농촌은 물과 전기가 없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탈레반의 공습에 싸우겠느냐는 질문에 많은 국민들은 왜 호화롭게 사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희생해야 하냐며 싸우지 않겠다고 합니다.
왜 이런 결과를 낳았을까요?
최근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분석한 기사들을 보면, 지도층의 부패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중요한 계약은 고위 공무원과 유착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차지했고, 재건 자금 630억달러 중 약 190억달러가 횡령, 사기 등으로 손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수도가 함락되기 직전, 대통령은 가족과 측근과 함께 엄청난 돈을 가지고 해외로 도망을 갔습니다. 우리는 카불공항에서 탈출하려 비행기에 매달린 수많은 사람과 혼자 남겨져 울고 있는
7개월 아기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기본 중 기본인 정도경영

아프가니스탄 사태는 수많은 경종을 울릴 것입니다. 많은 시사점 중에 지도층의 부패는 국가도 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디 국가만의 일이겠습니까? 가장의 부도덕은 가정을 파탄에 내몰고, CEO의 부정부패는 기업을 망하게 합니다. 가르치는 분들이 그릇된 정치적 야망은 백년대계인 교육을 무의미하게 만듭니다. 이들이 자신이 속한 조직과 그 구성원을 힘들게 만드는 원인은 이기에서 비롯된 잘못된 판단과 행동이며,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정도입니다.
모든 일에 있어서 항상 정도를 추구하는 기업, 곧은 마음과 진실되고 바른 행동으로 품격을 지키는 사람들이라면 가정, 이웃, 기업, 사회, 국가 나아가 전 세계는 보다 행복하며 보기 좋지 않을까요?
핵심가치 중 정도경영을 선택한 기업이 많습니다. 정도경영팀이라는 조직도 있고, 정도경영 실천사무국을 두고 여러 방안들을 만들고 점검과 피드백을 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대부분 기업이 취업규칙이나 사규를 통해 정도경영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많은 직장인은 우리 회사는 청결하다고 생각할까요? 법과 윤리를 지키며 공명정대하게 경쟁한다고 생각할까요? 전체를 바라보고 사심을 버리고 공과 사를 구분한다고 생각할까요? 곧은 마음을 바탕으로 진실되고 바르게 행동한다고 생각할까요?

어떻게 정도경영을 실천할 것인가?

정도경영이 기업내 내재화되어 업무를 수행하는데 기본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4가지가 실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CEO를 비롯한 부서장의 솔선수범입니다.

직원들은 CEO와 부서장이 어떤 언행을 하는가 바라보며 그대로 따라합니다. CEO와 부서장이 수시로 회의 시간과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 직원에게 시간과 약속을 지키라고 하면 지켜질까요? CEO와 부서장이 회사 돈을 횡령하고 개인적 일에 사용한다면 직원은 엄격히 공사를 구분하고 청렴하게 근무할까요? 모든 정도경영의 실천은 CEO와 부서장의 솔선수범에서 시작됩니다.

둘째, 정도경영을 이끄는 추진 조직과 담당자의 선정과 활동입니다.

정도경영에 대한 바람직한 모습, 방향, 전략과 방안을 모색하고 전사 한 방향 정렬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론을 체계화하고, 지침을 만들어 교육하고, 점검과 피드백을 해야 합니다. 잘하는 조직과 직원은 시상과 사례를 만들어 홍보하고, 안되는 조직은 지도하고 심하면 징계하고 퇴직조치까지 해야 합니다.

셋째, 전 사원의 동참입니다.

부서장을 중심으로 정도경영의 의미와 해야 할 것을 학습하고, 점검하며 실천하게 해야 합니다.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당연히 지켜야 할 일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알아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회사 내 후공정과 뒷 사람을 배려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면 현장을 살아있게 됩니다.

넷째, 제도와의 연계입니다.

사람에 의한 경영은 한계가 있습니다. 제도와 연계하여 지속성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인사제도를 통해 평가, 승진, 보상 등에 연계되고 정기적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물론, 문화로 정착되어 당연한 일로 생각된다면 금상첨화이지요.

강의를 하기 위해 방문한 회사의 5가지 핵심가치 중 하나가 정도경영이었습니다.
이 회사의 정도경영에 대한 행동지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나는 회사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항상 예의를 갖추고 겸손하되 당당하게 행동한다
• 나는 거짓말, 변명, 억지, 뒷담화를 하지 않고 품위를 유지한다
• 나는 공과 사를 구분하고 부정을 용납하지 않는 청결한 조직을 지켜 간다
• 나는 기본과 법규를 준수하고 윤리규범을 존중한다
• 나는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한다

우리는 지금 어떤 마음과 태도로 회사, 직무, 함께 하는 사람을 대하고 있는지요?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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