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위대하다.

그런데 법을 행사하는 판관이 부패하거나 무능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판관들은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 판관들은 사회의 결속을 해치는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이 같은 판관은 언제나 존재해 왔다.

한 번은 나의 친구가 “캄비세스 왕의 심판”이라는 그림을 보여 준 적이 있다.  페르시아의 부패한 판관 ‘시삼네스’의 일화를 그린 그림이다.

고대 역사가 헤로도토스가 남긴 책에 따르면, ‘시삼네스’가 부당한 판결을 내렸음을 알게 된 캄비세스 왕이 그를 잡아다가 산채로 가죽을 벗기라는 명령을 내렸다.

왕은 시삼네스의 가죽으로 의자를 만들게 하고, 시삼네스의 아들을 새로운 판관으로 임명해서 그 의자에 앉아 판결을 내리도록 했다.

부정한 판결을 내리면 어떻게 될지 항상 염두에 두고 판결을 내리라는 의미였다. (스킨인더 게임 –나심 탈레브- P79 ~ P80)

나심 탈레브의 스킨인더게임은 시종일관 ‘밥 루빈 트레이드’ 방식에 대한 책임 추궁을 지적하는 책이다.

‘밥 루빈 트레이드’라는 용어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책임은 다른 사람에게 떠 넘기는 행위를 의미한다.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부장관이 세계 최고의 은행중 하나인 시티은행의 행장에 근무하는 동안 1억 2천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챙겼다.

그의 재임 기간 중 2008년 금융위기가 도래했으며 시티은행은 정부의 막대한 자금지원으로 간신히 파산을 모면했는데, 정작 최고경영자인 루빈은 '블랙스완'이 나타났다는 이야기만 할 뿐 그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았기에 나심탈레브가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든 용어가 '밥 루빈 트레이드'이다.

나심은 금융산업뿐 아니라 그 어떠한 분야에도 이러한 ‘밥 루빈 트레이드’ 방식이 만연되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거대한 ‘블랙스완’이 나타난다고 한다.

나심 탈레브의 '스킨인더 게임'의 내용이 한 구절 한 구절 우리나라 현실 사회의 모순에 대하여 너무나도 정확한 지적을 하고 있기에 그가 한국의 실상을 바탕으로 책을 쓴 게 아닌가 할 정도의 아이러니를 느낄 정도이다.

필자가 위의 내용을 발췌한 이유는 최근 진행 중인 여러 사건 중 만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사건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사건을 담당한 검찰과 판사에게 ‘캄비세스 왕의 심판’을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항상 역사는 반복되고, 이제는 과거의 잘못된 행동이나 결정이 블록체인으로 영구히 보존되는 시대다.

한번 기록되면 동일한 기록이 수많은 노드에 분산 보관되어 불가역적으로 수정 불가능한 기록으로 남게 되는 것이 블록체인의 특징이다.

따라서 중요한 판결이나 사건의 기록은 지울 수 없기에 흐지부지 잊혀질 수 없으며 오리발을 내밀 수가 없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고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한다.

그리고 공정한가 아닌가는 세월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밝혀지게 된다.

필자가 아무리 ‘캄비세스 왕의 심판’을 들이대더라도, 머지않은 시기에 ‘시삼네스’와 같이 온몸의 가죽이 산채로 벗겨지는 듯한 고통을 받게될 무능하거나 부패한 판관이 반드시 나타날 것 같은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런 안타까운 마음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그러한 일들이 반복되면서 나타날 한국형 ‘블랙스완’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신근영  한경 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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