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통화 가능한 스마트 헬멧…안전 라이딩 이끌죠"
“디지털 시대인데도 레저용품은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는 것이 많았습니다. 여기서 가능성을 찾았습니다.”

사물인터넷(IoT) 스포츠 전문 브랜드 ‘CRNK(크랭크)’를 보유한 박재흥 아날로그플러스 대표(사진)의 말이다. 헬멧에 부착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기기가 CRNK의 대표 제품이다. 자전거, 오토바이, 스키 헬멧 등도 개발·생산한다.

아날로그플러스는 설립 1년 만인 2017년 연구개발(R&D)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유치했고, 목표액의 4000%를 달성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이 회사를 우수 스포츠기업(스타트업 분야)으로 선정한 것도 잠재력을 인정해서다. 박 대표는 “생산 단계부터 커뮤니케이션 기기가 장착된 헬멧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기기가 부착된 헬멧.
스마트 기기가 부착된 헬멧.
‘아날로그적인 것들에 가치를 더하는 기업’이라는 슬로건처럼 CRNK는 레저용품 산업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어느 헬멧이든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CRNK 제품을 부착하면 ‘스마트 헬멧’으로 재탄생한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 등과 연결된 CRNK 기기는 진동으로 소리를 전달한다. 이 덕분에 헬멧이 하나의 ‘울림통’이 된다. 헬멧 풍절음을 차단하고 생활 소음은 그대로 받아들인다. 음악을 듣거나 통화하는 게 가능해 스키를 타면서도 대화할 수 있다.

가성비에 초점을 둬 고가의 보조 장비가 대부분인 자전거와 스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CRNK의 ‘어헤드(AHEAD)M’ 모델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2만9000원(이하 홈페이지 할인가), 모비오(MOVIO) 프로 모델은 4만1500원에 판매 중이다. 자전거와 모터사이클 헬멧도 모두 10만원 이하로 내놨다.

박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장비 개발 관련 업무를 하다가 사내벤처 프로그램(삼성 C-Lab)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스키를 탈 때 전화하려면 스키 장갑과 헬멧을 벗어야 하는 불편함을 줄이려고 제품을 개발했다. 박 대표는 “스마트 헬멧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전방표시장치(HUD) 기술이 적용된 신제품을 개발 중인데, 청각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소통이 가능한 헬멧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안전 캠페인 등을 통해 ‘안전한 라이딩 문화’ 정착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그는 “최근 전동 킥보드와 같은 개인 모빌리티의 안전 관련 이슈가 많은데, CRNK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