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만의 복귀전에서 4타수 1안타
'부상 전후'가 똑같은 이정후 "몸 사리지 않고 100%로 뛰어야죠"
공백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키움 히어로즈를 애타게 했던 외야수 이정후(23)가 마침내 돌아왔다.

이정후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지난달 14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 이후 27일 만에 돌아온 이정후는 세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때려내며 화끈하게 복귀 신고를 했다.

복귀전은 이날이었지만 실제 복귀는 전날에 이뤄졌다.

이정후는 전날 예정보다 하루 빠르게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분명히 충남 서산에서 퓨처스리그(2군) 경기를 뛰었던 선수인데, 바로 그날 1군 엔트리에 포함되자 의아해하는 팬들이 많았다.

키움의 4-3 승리 뒤 만난 이정후는 이에 대해 "2군에 계속 있으면서 몸 자체가 아침 시간에 맞춰져 있었다"며 "생체 리듬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웨이트트레이닝이라도 할 겸해서 고척돔으로 바로 왔는데, 마침 복도에서 (홍원기) 감독님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이정후의 몸 상태를 물은 뒤 곧장 1군 엔트리에 넣었다.

마침 포수 이지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빠지면서 1군 엔트리 한자리가 비어 있었다.

비록 경기 출전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팀에서 이정후를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는지 보여준 일화다.

이정후에게도 그동안의 공백기가 힘든 시간이었다.

이정후는 오른쪽 옆구리를 다쳤다.

정확히는 근막 통증이다.

그는 "병원에서도 예상 회복 기간이 나오지 않았다.

언제 나을지 모른다는 사실이 답답했다"며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통증이 있는지 확인했다.

일어났을 때 느낌이 아프면 그날은 못 나가는 거였다"고 소개했다.

'부상 전후'가 똑같은 이정후 "몸 사리지 않고 100%로 뛰어야죠"
조금 괜찮아져서 운동을 시작했다가 다시 통증이 재발하는 경험을 한 이정후는 그 뒤로는 마음을 비웠다고 했다.

그는 "시즌이 끝났다고 생각한 적이 있을 정도로 너무 아팠다"며 "그런데 조급함을 내려놓으니까 그때부터 안 아팠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지난주부터 통증이 사라졌다는 이정후는 그때부터 운동을 시작해 2군 2경기를 뛰고 곧바로 1군에 합류했다.

그는 "부상 원인에 대해 병원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만 말해줬는데, 아무래도 피로 누적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달 넘게 쉰 탓에 몸을 사릴 만도 한데 이정후는 그런 게 없다.

그는 "몸 상태를 100% 회복해 1군에 올라왔기 때문에 부상을 우려해 몸을 사리진 않을 것"이라며 "다쳐도 100%로 하다가 다칠 것 같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키움은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인 이정후의 복귀로 순위 싸움에서 힘을 받게 됐다.

당장 키움은 이정후 복귀전에서 승리하며 순위를 5위에서 4위로 한 계단 끌어올렸다.

이정후는 "내가 돌아온 날, 팀이 이겨서 다행"이라며 "지난해 포스트시즌 해보니까 5등으로 올라가면 너무 힘들더라. 앞으로 40경기 정도 남은 것 같은데, 최대한 많이 이겨서 한 순위라도 높은 순위를 받도록 하겠다.

그러기 위해 최대한 많이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