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셔츠 입긴 입었는데…바람막이로 가린 채 경기한 미컬슨
1일(한국시간) 열린 미국 남녀 프로 골프 대회 최종 라운드에 출전한 많은 선수가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타이거 우즈(미국)의 쾌유를 비는 뜻에서 검정 바지에 빨간 셔츠를 입었다.

검정 바지와 빨간 셔츠는 우즈가 즐겨입은 최종 라운드 패션이다.

시니어투어인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의 콜로가드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나선 우즈의 오랜 라이벌이자 친구인 필 미컬슨(미국)도 이날 빨간 셔츠를 입었다.

하지만 그는 경기 내내 검정 바람막이를 걸쳐 빨간 셔츠를 입은 모습을 온전하게 볼 수는 없었다.

빨간 셔츠 옷깃만 살짝 내보였을 뿐이다.

날씨가 춥고 바람이 강하게 불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미컬슨은 경기가 끝난 뒤 일부러 빨간 셔츠를 가리려고 바람막이를 내내 입었다고 지역 신문 애리조나 센트럴에 털어놨다.

그는 "우즈의 쾌유를 빌고 우즈의 업적에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빨간 셔츠를 입었다"면서도 "이곳에서 살 수 있는 빨간 골프 셔츠는 애리조나 대학 로고가 새겨진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미컬슨이 졸업한 애리조나주 피닉스 근교 애리조나주립대와 이날 경기가 열린 애리조나주 투산의 애리조나대는 대학 골프에서 라이벌이다.

애리조나주립대는 미컬슨을 비롯해 욘 람(스페인), 폴 케이시(잉글랜드), 체즈 리비(미국) 등을 배출했다.

애리조나대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 걸출한 여자 선수와 짐 퓨릭(미국)의 모교다.

미컬슨은 빨간 셔츠를 입긴 했지만, 모교의 라이벌 대학 로고를 드러낸 채 경기를 치를 수는 없었던 셈이다.

모교의 라이벌 대학 로고가 새겨진 셔츠를 입으면서까지 우즈를 응원한 미컬슨은 "우즈가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븐파 73타를 친 미컬슨은 우승자 케빈 서덜랜드(미국)에 11타 뒤진 공동20위(4언더파 215타)에 그쳐 시니어투어 3전3승은 무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