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인스키 섀넌-오그바니 아베다, 에리트레아 사상 첫 동계올림픽 대표로
[올림픽] 에리트레아 난민의 아들, 부모나라 깃발 달고 평창에
전쟁을 피해 망명한 난민의 아들이 부모 조국의 깃발을 가슴에 달고 평창 설원을 밟는다.

에리트레아 남자 알파인스키 대표 섀넌-오그바디 아베다(21)는 "내 안에는 나를 에리트레아인으로 만드는 연결고리가 있다"고 2일(한국시간) 스페인 매체 '아스'에 말했다.

아베다는 에리트레아의 역대 처음이자 유일한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이지만, 캐나다 앨버타 출신이다.

로키산맥에서 스키를 타며 자라 지금은 컴퓨터과학을 전공하는 학생이기도 하다.

그가 에리트레아 대표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나서는 것은 부모가 에리트레아 출신이기 때문이다.

에리트레아는 아프리카 동북부 에티오피아의 북쪽에 위치해 홍해에 접한 나라다.

과거 에티오피아에 속했던 에리트레아는 1961년부터 무려 30년간 독립전쟁을 벌여 1991년 독립에 성공, 자국 국명과 깃발을 쟁취했다.

아베다의 부모는 전쟁의 포화가 한창이던 1980년대 초 캐나다에 난민으로 이주했다.

아베다의 아버지 왈라디 아베다는 "에리트레아는 30년 전쟁을 겪으며 많은 사람이 죽었다"며 "이제 에리트레아는 독립적인 나라이며 우리의 자녀와 손자들은 에리트레아를 대표할 수 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아베다의 목표는 사상 처음으로 동계올림픽에 나선 에리트레아에 첫 동계 메달을 안기는 것이다.

하계올림픽에서는 앞서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장거리 육상 제르세나이 타데세가 남자 10,000m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는 지금까지 에리트레아의 유일한 올림픽 메달로 남아 있다.

아베다는 2012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유스올림픽에 출전해 국제무대에 눈을 떴다고 한다.

이후 그는 2014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을 노렸으나 아쉽게 탈락했고, 1년 전에는 무릎을 다쳐 평창에도 못 올 뻔했다.

아베다는 캐나다 CBC와 한 인터뷰에서 "미래가 불확실한 시기를 지나야 했고 겨우 버틸 수 있었다"며 "오늘 내가 있는 위치까지 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올림픽에 나가는 꿈을 채우고야 말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