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감독과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부 감독인 장반석(왼쪽부터)·김민정 감독, 김 감독과 남매인 김민찬, 김영미·김경애 자매, 이기복·이기정 쌍둥이 형제.  /연합뉴스
지난달 11일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감독과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부 감독인 장반석(왼쪽부터)·김민정 감독, 김 감독과 남매인 김민찬, 김영미·김경애 자매, 이기복·이기정 쌍둥이 형제. /연합뉴스
친자매와 남매, 쌍둥이 형제, 부부까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경기는 ‘국가대표 가문’들의 승부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과 일본, 미국, 스코틀랜드, 덴마크 등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컬링 선수 중 상당수가 가족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 컬링 국가대표팀을 살펴보면 다양한 가족을 볼 수 있다. 여자팀 김민정 감독과 믹스더블(남녀혼성) 장반석 감독은 부부 사이다. 남자팀 선수 김민찬은 김민정 감독의 남동생이다. 이들 남매의 부친은 한국 컬링의 개척자인 김경두 대한컬링연맹 부회장이다. 아버지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컬링을 접한 남매는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여자팀의 김경애, 김영미는 친자매이고, 남자팀의 이기복과 믹스더블의 이기정은 쌍둥이 형제다. 컬링은 운동 능력 외에 팀워크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가족의 끈끈한 결속력이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

외국에서도 컬링은 가족 스포츠로 통한다. ‘가문의 전통’처럼 대를 이어 컬링을 하는 가족도 많다. 영국 컬링 대표팀은 스코틀랜드 출신 남매들이 주축이다. 특히 작년 11월 유럽컬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여자팀의 스킵(주장) 이브 뮤어헤드는 영국의 동계올림픽 메달 기대주다. 뮤어헤드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컬링 동메달을 땄다. 뮤어헤드의 오빠 글렌과 남동생 토머스는 카일 스미스 스킵이 이끄는 영국 컬링 남자 대표팀에서 뛴다. 이 팀은 지난해 유럽컬링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들의 아버지인 고든 뮤어헤드는 유럽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컬링 선수다.

덴마크도 남매가 나란히 평창 동계올림픽 남녀 컬링 출전권을 따냈다. 남자팀의 올리베르 두폰트, 여자팀의 마델레이네 두폰트와 데니세 두폰트는 남매·자매 사이다. 이들의 부모님인 킴과 기테 두폰트도 컬링 커플이다. 올리베르는 러시아 컬링 선수 빅토리야 모이세바와 결혼해 또 하나의 컬링 가정을 꾸렸다.

평창에서 한국과 자존심 대결을 펼칠 일본도 가족으로 뭉쳤다. 일본 남자팀을 이끄는 여성 감독 나가오카 하토미는 소속 선수 야마구치 쓰요시의 장모다. 남자팀에는 모로즈미 유스케, 모로즈미 고스케 형제가 선수로 뛴다. 일본 여자팀의 요시다 지나미와 요시다 유리카는 자매다. 컬링이 가족 스포츠로 자리잡은 이유에 대해 김민정 감독은 “컬링은 그 어느 스포츠보다 경기 중 대화를 많이 하는 종목”이라며 “팀워크가 중요한 경쟁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