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6홈런으로 MLB 역대 4위…도핑으로 명성에 먹칠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41·뉴욕 양키스)가 23년 동안 이어 온 현역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로드리게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의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전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경기에 앞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로드리게스의 은퇴 행사가 열렸다.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이 먼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고, 로드리게스는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으며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먼저 선수생활을 마무리한 친구 마리아노 리베라 역시 꽃다발을 들고 그라운드에 입장했고, 양키스 구단은 등번호 13번이 새겨진 유니폼과 동료의 사인이 담긴 베이스를 선물했다.

로드리게스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1994년, 시애틀 매리너스 감독으로 사제의 연을 맺은 루 피넬라 전 감독의 "성장하는 네 모습을 보는 게 내 즐거움이었다. 은퇴를 정말 축하하고, 네가 세운 기록을 자랑스러워 해라"는 영상 편지가 이어졌다.

은퇴식을 진행하는 동안 빗줄기는 더욱 굵어졌지만, 로드리게스는 끝까지 눈물을 참았다.

로드리게스는 메이저리그 2천784번째이자 마지막 경기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로드리게스는 그라운드를 떠나는 게 아쉽다는 듯 0-1로 끌려가던 1회말 1사 1루에서 우중간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2루 베이스에서 크게 포효했다.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로드리게스는 미리 약속한 대로 9회초 1사 후 경기에서 빠졌고, 동료와 돌아가며 한 번씩 포옹하고 눈물을 닦은 뒤 더그아웃에 앉았다.

이로써 로드리게스는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 타율 0.295(1만566타수 3천115안타), 696홈런, 2천86타점, 2천21득점, 329도루를 남긴 채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유격수로 기록적인 홈런 행진을 벌인 로드리게스는 배리 본즈(762홈런), 행크 에런(755홈런), 베이브 루스(714홈런)에 이어 통산 홈런 4위라는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두 차례 금지약물 복용이 발각되며 메이저리그를 발칵 뒤집어놨고, 이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까지 보여줘 누구보다 많은 손가락질을 받은 선수이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대기록과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한 추문까지, 로드리게스는 수많은 이야기를 뒤로하고 양키스 특별 자문역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4b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