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골프 왕년의 신데렐라 안시현(32·골든블루)이 부활의 날개짓을 했다. 안시현은 19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 유럽·오스트랄아시아 코스(파72·6053m)에서 열린 한국여자오픈 골프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이븐파 288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장타여왕' 박성현(23·넵스)의 추격을 1타차로 따돌린 안시현은 2004년 엑스캔버스 클래식 우승 이후 무려 12년 만에 국내 무대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안시현은 지난 2003년 제주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CJ나인브릿지 클래식 우승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신인이던 안시현은 당시 박세리, 박지은, 박희정, 그리고 로라 데이비스 등 쟁쟁한 스타 선수들을 공동2위로 밀어내고 깜짝 우승을 차지해 한국여자골프의 신데렐라로 등장했다.

예쁜 얼굴과 남다른 옷맵시로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끈 안시현은 2004년 미국에 진출해서도 신인왕을 꿰차 성공가도를 달리는 듯 했다.

하지만 미국 진출 이후 초청 선수로 출전한 2004년 한국여자골프 엑스캔버스 여자오픈 제패 이후 우승과 더는 인연이 없던 그는 내리막을 걸었다. 2012년 결혼과 출산, 이혼이 이어지며 팬들에게 잊혀져갔다.

2013년 시드전을 통해 2014년부터 국내 투어에 복귀했지만 상금 랭킹 32위에 그쳤고 작년에도 상금랭킹 42위로 부진했다. 올해도 9개 대회에서 톱10 한번 없이 상금랭킹 60위(3239만원)에 그친 안시현은 전성기 시절에도 이루지 못한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다.

2, 3라운드에서 이틀 연속 2오버파로 버틴 덕에 최종 라운드를 선두에 4타차 1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안시현은 5번(파3), 6번홀(파5) 연속 버디로 선두에 1타차로 따라 붙더니 10번 홀(파5) 버디로 공동 선두에 합류한 이후 한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15번홀(파4) 보기로 단독 선두에서 공동선두로 잠깐 내려 앉았지만 16번홀(파4)에서 15m 장거리 퍼트가 홀에 떨어지는 행운의 버디로 다시 1타차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안시현은 이후 남은 2개홀에서 안전 위주 운행으로 파로 막아내고서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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