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김신욱도 "경기에 나설 준비 100% 돼 있다"

스위스 프로축구 FC바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박주호(27·마인츠)와 박광룡(22·FC바두즈)이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둘은 2011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FC바젤 유니폼을 함께 입은 팀 동료였다.

그러다가 박주호가 독일 무대로 진출하면서 지금은 서로 다른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올해 브라질 월드컵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박주호는 성인 대표팀에서는 측면 수비수로 활약했으나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바꿔 매 경기 선발 출전 중이다.

특히 23세 이하 나이 제한에 관계없는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그는 팀 내 맏형으로 후배들을 다독이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스트라이커 박광룡은 북한 대표팀의 유일한 해외파 선수다.

그는 북한 선수단 가운데 유일하게 유럽에서 곧바로 우리나라로 들어오기도 했다.

북한 선수단 273명 중에 262명은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평양에서 인천으로 들어왔고 조선총련계 선수단 등 10명은 일본에서 인천으로 입국했다.

나머지 1명이 바로 박광룡이다.

인도네시아와의 16강전부터 출전해 아랍에미리트(UAE)와의 8강전, 이라크와의 준결승까지 세 경기에서 모두 풀타임 활약을 펼친 박광룡은 인도네시아전에서 한 골을 넣었다.

특히 북한은 5경기에서 5골을 뽑아낸 정일관이 이라크와의 준결승에서 퇴장을 당해 한국과의 결승에 나오지 못하게 되면서 박광룡의 활약이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

박주호와 박광룡은 바젤에서 함께 뛸 때인 2011년 9월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나란히 출전, 남북한 선수가 한 경기에 동시에 모습을 보이는 첫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박주호는 지난달 30일 태국과의 준결승을 마친 뒤 "오랜만에 다시 만나 기쁘다"며 "특별한 느낌이 있다기보다 예전에 같은 팀 동료로서 잘 지냈던 선수"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짝 더 뛴다는 각오로 결승전에 나설 것"이라며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목표한 바를 이루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20대 후반에 접어든 박주호는 이번 결승에서 이길 경우 병역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더욱 승리가 절실하다.

한편 박주호와 함께 와일드카드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김신욱(26·울산 현대)도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달 17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경기 도중 종아리 타박상을 입어 이후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김신욱은 "아마 교체 선수로 나가 조커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며 "팀이 원하는 플레이를 펼쳐 금메달 목표를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로서 경기에 뛸 준비가 100% 되어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이며 "그동안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반드시 금메달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