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12일(한국시간) "골프를 무기한 쉬겠다"는 입장을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밝히면서 세계 골프계가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우즈의 홈페이지 발표 직후 투어의 공식 입장을 내놓을 정도로 우즈의 이번 결정이 주는 무게감은 웬만한 스포츠 뉴스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우즈가 언제 다시 투어에 복귀할 것인지는 물론 복귀 자체가 가능할지도 불분명한 가운데 우즈가 일단 내려놓은 '황제의 왕관'을 누가 쓰게 될지에도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세계 랭킹 2위에 올라 있는 필 미켈슨(39.미국)이나 올해 3월 우즈의 세계 1위 자리를 위협하기도 했던 세르히오 가르시아(29.스페인) 등이 거론되고 '젊은 피' 로리 매킬로이(20.북아일랜드), 이시카와 료(18.일본) 등도 '포스트 타이거'를 외칠 만한 선수들이다.

먼저 우즈의 오랜 라이벌로 활약해온 미켈슨은 그간 좀처럼 '2인자' 꼬리표를 떼지 못했으나 이번 파문으로 전세를 역전시킬 좋은 기회를 잡았다.

특히 지난 5월 아내 에이미가 유방암 진단을 받자 잠시 투어를 쉬면서 병간호에 나섰던 가정적인 면모가 이번에 불거진 우즈의 여성 편력과 대비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우즈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우승을 몇 차례 한다면 스포트라이트는 온통 미켈슨에게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

가르시아는 올해 3월 CA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우즈가 그 대회에서 27위 이하로 떨어졌다면 세계 1위에 오를 뻔했다.

시나리오대로 되지 않아 1위 자리는 계속 우즈가 지켰지만 가르시아는 프로 데뷔 때부터 우즈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잠재 후보로 거론됐던 선수다.

1999년 프로에 데뷔한 가르시아는 2000년 이벤트 대회에서 우즈에 1홀 차 승리를 거두며 우즈의 경쟁자로 주목을 받았고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통산 19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만 세 차례 했을 뿐 우승이 아직 없는 것이 흠으로 지적된다.

올해 유럽투어에서 361만 유로(한화 62억원)를 벌어 상금 랭킹 2위에 오른 매킬로이나 일본 무대에서 1억8천만엔(한화 24억원)의 상금으로 최연소 상금왕에 등극한 이시카와 역시 세계 골프팬들이 주목하는 '차세대 선두주자'들이다.

과연 우즈가 빠진 세계 골프계 판도가 어떻게 돌아가게 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