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 키즈'로 세대교체한 한국여자골프대표팀과 역대 최강으로 꼽히는 일본여자골프대표팀이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4,5일 이틀간 일본 오키나와의 류큐GC(파73)에서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열리는 '제10회 쿄라쿠컵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이 그 무대다. 역대 전적은 한국이 4승1무3패(1취소)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올해는 양팀이 역대 최고 전력을 갖추고 있어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13명의 한국대표팀은 일본여자골프를 꿰뚫고 있는 주장 이지희(30 · 진로재팬)를 중심으로 신지애(21 · 미래에셋)로 대표되는 '세리 키즈'가 주축을 이뤘다. 최나연(22 · SK텔레콤) 지은희(23 · 휠라코리아) 김인경(21 · 하나금융) 유선영(23) 등 '미국파'와 전미정(27 · 진로재팬) 송보배(23) 임은아(26) 등 '일본파',서희경(23 · 하이트) 유소연(19) 이보미(21 · 이상 하이마트) 이정은(21 · 김영주골프) 등 '국내파'가 타도 일본에 나선다. 박세리(32) 김미현(32) 한희원(31) 등 그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던 주역들은 모두 빠졌고,30대는 이지희가 유일하다.

세대교체에 나선 한국이 넘어야 할 산으로는 경험 부족,낯선 환경,텃세가 꼽힌다. 한국팀은 김인경 유선영 임은아 이정은 이보미 등 5명이 올해 첫 출전이고,서희경과 유소연도 지난해 악천후로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이번에 처음 참가한다. 나머지 선수들의 이 대회 성적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지희(5승1무3패)와 전미정(3승1무3패)이 그나마 선전했지만 신지애(1승3패) 송보배(1승4패) 등은 부진했다.

대회장(류큐GC)의 잔디결이 특이한 게 변수다. 이 잔디는 한국 선수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품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일본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까지 더해지면 한국 선수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 있다.

그렇지만 한국 선수들이 하반기에 물 오른 샷 감각을 보여주고 있어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신지애는 "지금껏 한일전에서 부진했는데 좋은 성적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일본은 역대 최강 멤버로 한국에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미야자토 아이(24)가 5년 만에 한일전에 출전한다. 일본 여자골프의 아이콘인 미야자토는 대회가 열리는 오키나와 출신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JLPGA투어 상금랭킹 1위 요코미네 사쿠라(24)는 역대전적 7전 전승을 기록한 '한국 킬러'다.

고가 미호(27)를 비롯해 후도 유리(35) 후쿠시마 아키코(36) 우에다 모모코(23) 사이토 유코(42) 모로미자토 시노부(23) 등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는 것도 부담이다. 2년 전 연장 승부 끝에 한국을 누른 일본은 올해도 당시의 승부를 재연하겠다는 각오다. SBS와 SBS골프채널이 이틀간 생중계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