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장미란(26.고양시청)의 금메달을 이끌어냈던 한국 여자 역도 대표팀의 김도희(35) 코치가 사퇴하자 배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역도연맹은 6일 "김도희 코치가 지난달 자진해서 사퇴했다"면서 "여러 번 (대표팀에 잔류하도록) 시도했지만 본인의 의사가 강해 이를 받아들였다"라고 밝혔다.

역도연맹은 김 코치의 사퇴 이유에 대해 "다른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김 코치가 무릎이 안 좋아 수술도 받은 상태였고 능력 있는 다양한 지도자를 배출할 필요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코치가 설명한 사퇴 배경은 이와 크게 달랐다.

김 코치는 "연맹에서 밝힌 사퇴 이유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잘못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이어 "분명히 좋은 일로 나온 게 아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가게 돼 사직서를 냈다.

오죽하면 대표팀을 나왔겠느냐"고 덧붙였다.

김 코치는 자세한 내막을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6월 경기도 포천에서 열린 한국, 중국, 일본 3개국 국제역도경기 대회가 끝나고 김 코치와 김기웅 여자대표팀 감독의 의견 충돌 등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코치가 사퇴하면서 여자 역도 대표팀 분위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부터 코치를 맡았던 김 코치가 그동안 여자 역도 대표팀의 뒷바라지를 사실상 전담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코치는 현역 시절 여자 최중량급(+75kg) 선수로 활약한 적이 있어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장미란의 코치 뿐 아니라 조언자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장미란도 이 때문에 "김 코치가 대표팀에 필요하다"고 요청했지만 역도연맹은 끝내 김 코치의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미란 아버지 장호철씨는 "김 코치가 미란이와 오랫동안 생활하고 잘 해줬는데 아쉽다"면서 "미란이도 김 코치가 떠나면서 마음이 뒤숭숭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