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 진출한 것은 1982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 이은 쾌거다.

한국은 24일(한국시간) 세계야구 정상을 놓고 미국-일본전 승자와 대결을 벌인다.

프로야구 출범 28년째인 한국야구가 메이저리그 역사 134년의 미국,프로야구 74년 전통의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세계야구 강국으로 우뚝 솟은 데는 메이저리거가 1명밖에 없는 한국팀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한 김인식 감독의 리더십이 큰 몫을 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성근 선동열 등 '스타급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을 사양했다. 이승엽 박찬호 김병현 박진만 등 '간판 선수'들도 빠졌다. 갖가지 사정을 댔지만,미국 일본 쿠바 등 야구 강국이 총 출전하는 대회에서 승산이 낮다고 본 것도 한 요인이다.

김인식 감독은 그러나 흔쾌히 감독직을 수락한 뒤 스타급 선수들이 빠진 자리에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해외파'는 추신수(클리블랜드) 임창용(야쿠르트) 단 두 명이었다. 전원 메이저리거로 구성된 미국,각각 18명과 5명이 메이저리거인 베네수엘라,일본과는 천양지차였다. 대표팀 전체 연봉을 비교할 때 한국(약 76억원)은 일본(약 1310억원)의 6% 수준이다. 그런 선수들을 이끌고 6승2패의 성적으로 결승에 진출한 것은 '위기일수록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김 감독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비에서는 집중력으로 승부한다

한국은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일본에 14-2로 콜드게임패를 당했다. 장소가 도쿄돔인 데다 메이저리거가 5명이나 포진한 일본에 기가 죽을 만도 했으나 그 이틀 후 벌어진 순위 결정전에서는 보란듯이 1-0 완봉승을 거뒀다.

일본과 라이벌 대결의 의미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인 만큼 '두 번은 질 수 없다'는 승부근성을 선수들에게 심어준 결과다.

대표팀 감독을 여러 차례 역임한 그는 평소 선수들에게 "국가가 없으면 야구도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상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우라는 뜻이다. 물론 한 · 일전은 그가 최고로 집중하는 '전쟁'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