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의 출발선에 도달한 허정무호가 젊음과 패기로 뭉친 '영건 트리오'를 북한 격파의 스리톱 조합으로 선택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훙커우스타디움에서 북한과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B조 1차전을 치른다.

북한전을 앞둔 허 감독의 심정은 복잡하다.

무엇보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태극전사들이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안타까운 성적표를 얻으면서 대표팀을 바라보는 축구팬들의 싸늘한 시선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더불어 3차 예선을 거치며 '무채색 축구'라는 비난도 들어왔고, 최종예선 첫 상대인 북한과 올해 치른 세 차례 경기에서 모두 비긴 터라 이번 만큼은 지면 안된다는 심리적 압박감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허 감독은 북한의 밀집수비를 뚫기 위해 활동력이 좋고 몸싸움에 능한 신영록(수원)을 파격적으로 스리톱의 꼭짓점 자리에 낙점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요르단과 평가전에서 조재진(27.전북)의 활약이 저조했다고 판단한 허 감독은 8일 오후 훈련부터 신영록에게 주전조 원톱 자리를 맡기면서 가능성을 시험했다.

신영록은 올해 K-리그에서 11골 4도움의 뛰어난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는 스트라이커다.

문전에서 과감한 몸싸움과 돌파력이 뛰어난 신영록은 북한의 밀집수비를 흔들기 위한 최적의 카드로 손꼽히고 있다.

좌우 윙포워드는 지난 5일 요르단 평가전부터 호흡을 맞춰온 김치우-이청용(이상 서울) 듀오가 나선다.

김치우는 윙포워드 뿐 아니라 왼발 전문 키커로 오른쪽 미드필드 공간에서 생긴 세트피스도 담당하고, 요르단전을 통해 A매치 데뷔골을 터트린 이청용은 측면 돌파와 문전쇄도를 통해 두 경기 연속골을 노린다.

공격의 시발점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5호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의 몫.
세트피스 전담 키커도 맡은 김두현은 절묘한 스루패스를 통해 '공격 조율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기성용(서울)은 김두현과 나란히 서서 스리톱의 배후를 든든히 지키는 2선 공격수로 활약한다.

김두현-기성용의 뒤를 받쳐주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주장 김남일(빗셀 고베)이 맡아 북한의 역습을 저지하는 1차 수비벽을 쌓는다.

포백(4-back)의 좌우 풀백은 '러시아 동창생'인 김동진(제니트)과 오범석(사마라)이 배치되는 가운데 중앙 수비는 김진규(서울)-강민수(전북) 콤비가 나서고, 골키퍼 장갑은 정성룡(성남)의 몫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한편 북한은 지난 7일 치러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최종예선 1차전에 나섰던 멤버들이 대부분 그대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경고누적으로 결장했던 정대세(가와사키)가 원톱 역할을 맡는다.

'5-4-1 전술'의 두터운 수비벽을 쌓아올린 북한은 지난 세 차례 경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선수비 후역습'으로 한국의 수비진을 괴롭힐 전망이다.

◇한국-북한전 예상 선발 라인업

한국(4-3-3) 북한(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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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진 김치우 ┃│ 차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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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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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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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김진규 기성용 ┃│ 안영학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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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남일 신영록 ┃│정대세 리준일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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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룡┃ 강민수 김두현 ┃│ 김영준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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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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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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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범석 이청용 ┃│ 남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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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