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방패와 날카로운 창의 대결.' 미국팀이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속도를 동반한 만만치 않은 공격력으로 강적 포르투갈을 제압함에 따라 10일 벌어질 한국과 미국의 조별리그 2차전 결과는 30대가주축을 이룬 한국의 노장 수비수들이 미국의 발빠른 공격수들을 저지할 수 있느냐에좌우될 전망이다. 미국은 포르투갈전에서 좌우 날개인 다마커스 비즐리(시카고)와 어니 스튜어트(NAC 브레다)가 측면을 빠르게 파고들고 최전방 공격수인 브라이언 맥브라이드(콜럼버스)와 랜던 도너번(새너제이)도 활발한 문전 움직임으로 찬스를 엮어내는 등 전체적으로 빠른 템포의 축구를 구사했다. 특히 왼쪽 윙백인 비즐리는 빠른 발을 이용, 왼쪽 터치라인을 파고들며 수비라인을 휘저었고 도너번도 수비수 사이로 재빨리 돌아나가며 2선에서 찔러주는 패스를받아 찬스를 만들어내는 등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미국이 체력과 투지가 돋보이는 '신성' 도너번과 비즐리의 등장으로 측면 돌파는 물론 2대1 월패스, 침투패스 등 한국과 같은 빠른 공격을 선보인다는 것은 올 들어 열린 많은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사실. 더욱이 부상에서 회복한 플레이메이커 클로디오 레이나(선더랜드)까지 포르투갈전 결장공백을 딛고 새롭게 가세하게 돼 미국의 공격수들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의 수비라인도 대표팀의 전력이 완성기를 향하던 올 스페인전지훈련기간 튀니지 전부터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까지 8경기 동안 불과 4골만 내주는 등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어 믿음직하다. 김태영(전남), 최진철(전북)의 발이 다소 느린게 흠이지만 히딩크 감독이 미국의 막강한 공격력에도 불구하고 스케줄 대로 훈련할 것이라고 여유를 보인 데서 알수 있듯이 홍명보(포항)를 축으로 한 스리백은 철벽에 가까워졌다. 그동안 한국은 수비라인 한 곳이 뚫릴 경우 체력과 스피드가 뛰어난 수비형미드필더 김남일(전남)과 송종국(부산) 등 양 날개가 재빨리 커버에 나서는 수비수간 협력플레이를 완성단계로 이끌어 왔고 이는 지난 폴란드전에서 위력을 떨쳤다. 선제골을 뽑은 미국이 역전패를 허용한 적이 거의 없는 대신 선제골을 내줬을경우 급격하게 무너졌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한국의 수비수들이 상대 스트라이커들을 효율적으로 묶을 경우 이번 경기의 승부는 의외로 일찍 판가름날 수도있다. (경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