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이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나스 쇼(那須翔) 일본월드컵조직위원회(JAWOC) 위원장(78)은 5일 일본조직위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한·일 월드컵의 의미를 이같이 부여했다. 그는 입장권 혼선 문제와 관련,국제축구연맹(FIFA)과 영국 바이롬사가 손해액을 배상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나스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입장권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FIFA나 바이롬의 잘못으로 손해가 나면 당연히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 겁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스스로 손해액을 보상하도록 적절한 경로를 통해 요청할 계획입니다. 다만 지난 4일 일본과 벨기에의 조별예선전을 보니 빈자리 없이 경기장이 꽉 들어찼더군요. 입장권 문제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을 것이며 기존 문제도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믿습니다." -월드컵이 일본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 보십니까. "일본 경제는 현재 장기 침체에 빠져 있습니다. 본격적인 회복을 점치기에는 이르지만 월드컵이 소비심리를 자극할 것이란 점은 분명합니다. 월드컵 올림픽 등 대규모 스포츠행사를 개최한 나라는 대부분 경기 개최 이후 경제가 호전됐습니다. 이번 월드컵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을 겁니다." -한국과의 공조에 어려움은 없는지요. "한국과는 월드컵 공동개최가 결정된 순간부터 긴밀히 협의를 해왔습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별 어려움이 없지요. 특히 이번 월드컵은 21세기 첫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양국이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월드컵 이후 경기장을 어떻게 활용하실 생각입니까. "지방자치단체마다 문화·예술 및 시민체육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논의가 한창입니다. 일부에서 경기장 신설 및 보수비용 때문에 지자체의 손해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사후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같은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될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축구 성적을 예측한다면. "양국이 함께 결승까지 진출해서 요코하마에서 결승전을 치르자고 한국의 월드컵 관계자들과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희망사항이지요. 한국과 일본은 16강에 오를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운도 따라야 할 겁니다." -양국의 월드컵 유치경쟁이 뜨거웠는데요. "한국과 일본은 월드컵 유치경쟁을 벌이면서 서로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됐습니다. 공동 개최가 단독 개최보다 양국에 훨씬 큰 이득을 안겨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일본은 서로를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불러왔지만 월드컵을 통해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로 거듭날 것입니다. 한·일 양국이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월드컵처럼 손을 맞잡으면 좋겠습니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을 평가한다면. "블래터 회장은 지금까지 축구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어온 사람입니다. 최근 재선에 성공한 이유도 바로 이같은 점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블래터 회장이 이끌고 있는 FIFA 수뇌부가 치열한 권력다툼을 해온 것 역시 아쉽지만 사실입니다." 도쿄=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나스 쇼 누구 지난 97년부터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일본조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한 후 일본의 대표적 공기업인 도쿄전력(東京電力)에서만 50년을 보낸 전력통. 도쿄전력의 이사.사장.회장직을 거쳤으며 경제인단체인 게이단롄(經團聯) 부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