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이동 수단·경로 바꾸고 흔적 없애…250여명 투입 추적
"23년 전 은행강도 사건 떠올라…모방 사건 우려"…불안 호소
'대전 신협' 강도 범행 전후 동선 '뺑뺑이 수법'에 수사 난항
대전 신협 은행강도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사흘째 진행 중이지만 용의자 A씨의 행방이 묘연하다.

20일 대전 서부경찰서는 신협 강도 사건 용의자 도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으나 아직 A씨의 신원과 소재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오후께 A씨가 훔쳐서 범행에 이용한 오토바이 2대를 각각 다른 장소에서 발견 후, 인근 CCTV를 분석해 도주 수단을 바꿔 사라진 A씨의 뒤를 쫓고 있다.

대전 경찰은 사건 당일 A씨의 단독 범행임을 확인, 전체 형사 인력을 비상소집하고 기동대 등 경력 250여명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를 이어 나갔으나 발생 사흘째가 되도록 수사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후 도주뿐만 아니라 범행 전부터 이동 동선을 혼란스럽게 하는 이른바 '뺑뺑이 수법'으로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고 있다.

앞서 A씨는 지난 18일 정오께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신협에 들어가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미리 준비한 흉기로 직원을 위협, 3천900만원을 빼앗은 뒤 사전에 훔친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났다.

서대전나들목을 지나 유성구 대정동 방향으로 도주했던 그는 이틀간 대전권역 이곳저곳을 국도로 드나들며 경로를 복잡하게 만들었고, CCTV가 없는 소로 등도 도주로에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범행 전날 유성구 노상에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났는데, 당시에도 사전에 이동 수단을 바꿔가며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다 오토바이로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지에 도착하기 전부터 일부러 이동 경로를 복잡하게 하고, 도주 경로에도 CCTV 사각지대 등을 넣은 것을 보면 경찰추적을 피하려고 사전에 철저히 계획한 것 같다"며 "지문 등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장갑을 착용하고 범행에 사용한 소화기도 들고나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A씨 검거까지 장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은 불안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대전 유성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 모(63) 씨는 "23년 전 국민은행 강도 사건 때도 대전시민들이 무서워했는데 이번에도 대낮 은행털이라고 해서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며 "특히 요즘은 사회가 더 흉흉한데 범인이 지금도 대전 시내에 있을 거라 생각하니 더 무섭다"고 말했다.

대전 중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 모(30) 씨는 "범인이 아직 안 잡혔다니 우려스럽다"며 "나도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혹시 우리 가게서도 모방 사건이 벌어지지는 않을지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