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충남 예산시장을 전국에 알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예산군 공무원들은 아마 날 죽이고 싶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 대표는 15일 공개된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번 일(예산시장 개장) 하면서 예산군 공무원들이 크게 바뀌는 모습을 봤다. 수동적이었던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변하더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백 대표는 "공무원 사회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도 결재 단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데, 나는 그 자리에서 밀어붙이니 일이 커진다"며 "8월 사과 맥주 축제 아이디어를 낸 것도 예산군 공무원이다. 주말 아침이면 '대표님, 지금 벌써 300명이 예산을 향해 달려오고 있어요'라고 톡을 보낸다. 티맵에 그런 기능이 있단다"고 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11일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충남도·예산군·더본코리아, 그린바이오 산업생태계 육성을 위한 벤처캠퍼스 유치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11일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충남도·예산군·더본코리아, 그린바이오 산업생태계 육성을 위한 벤처캠퍼스 유치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백 대표는 예산시장 성업으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임대료 인상 등으로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선 "지역을 살리려면 주민들의 양보와 헌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찬물 담긴 욕조에 뜨거운 물을 틀면 그 온기가 서서히 퍼져나가 전체가 고루 따뜻해지듯, 예산을 살리려면 주민들이 합심해 허리를 졸라매야 한다는 것이다. 관광객 몰려올 때 한몫 잡는다고 숙박비 올리고 음식값 올리면 인기는 오래 못 간다"고 했다.

그는 더본코리아가 예산시장에 수십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자한 이유에 대해선 "눈에 보이는 투자와 보이지 않는 투자가 있다. 나는 눈에 안 보이는 투자가 훨씬 가치가 높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회사 재무 담당 CFO는 회사를 상장한 뒤에 하자며 말렸지만, 나는 상장에 오히려 도움이 될 거라고 설득했다"고 했다.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라는 뜻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라며 "제로 MOU 맺자는 지자체가 줄을 섰다. 바빠서 다 만나드리지도 못한다. 지역 개발 컨설팅 의뢰도 쏟아진다. 덕분에 우리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하우와 데이터를 얻는다. 뭣보다 지자체 예산이 이상한 조형물 만드는 데 쓰이지 않고 관광 수익으로 이어지도록 방향을 잡아준다는 보람이 크다"고 했다. 백 대표는 현재 예산시장 프로젝트로 얻는 수익은 없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끝으로 백 대표는 지역 시장을 살리겠다고 생각한 배경에 대해 "'맛남의 광장', '골목식당' 같은 방송을 하면서 지역을 다녀보니 내가 어릴 때 가봤던 동네가 아니었다. 거리에 사람도 없지만, 뭣보다 음식값이 비쌌다"며 "소비력이 떨어지니 가격이 올라가고 관광객이 안 오니 절대 매출이 나오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었다"고 짚었다.

한편, 예산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군내 관광객은 125만명을 돌파해 전년 동기 대비 37만명 급증했다. 지난달 1일에는 새 단장을 마치고 한 달간 23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개장 이후 자신의 유튜브 등을 통해 꾸준히 예산시장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