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폭로성 발언을 해온 손자 전우원 씨가 28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폭로성 발언을 해온 손자 전우원 씨가 28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28일 한국 귀국과 동시에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6시께 전 씨가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직후 신병을 확보해 압송 중이다.

수갑을 찬 채 취재진 앞에 선 전 씨는 "마음 다치신 분들에게 사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축복받은 것 같다. 태어나서 죄송하다"며 "수사받고 나와 빨리 5·18 유가족 및 피해자분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약류 투약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제 죄를 피하지 않기 위해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모두 보여드렸다"며 "마약 사용 기록 등을 확인해보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5·18 유족에게 사과를 결심한 이유를 묻자 "죄인이기 때문"이라며 "제 삶이 소중한 만큼, 모든 사람들의 삶이 소중하고 저는 지금 살아 있지만, 그분들은 여기 안 계시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가족들 반응은 어떠냐'는 질문에는 "저를 미치광이로 몰아가거나, 아니면 진심으로 아끼거나, 한국에 가지 말라고 하거나, 아예 연락이 없거나, 갖가지인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전날 법원에서 체포영장과 신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전 씨를 상대로 마약류 투약 여부를 검사할 계획이다. 또 지인들도 마약을 투약했다는 발언의 진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수사 결과를 종합해 체포시한이 만료되기 전에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전 씨는 지난 17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 도중 마약을 투약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뒤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그는 당시 "제가 이렇게 방송에서 마약을 먹어야지 검사를 받고 형을 살 것 아닙니까. 죽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거하고. 벌받아야 되니까"라고 말했다.

한편, 5·18 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전 씨는 한국 귀국 후 5·18 유가족 및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전 씨는 지난 26일 오후 8시께 재단 인스타그램에 메시지를 보내왔다. 전 씨는 메시지에서 "저의 잘못을 더 깊게 배우고 사죄드리고 반성하고 회개하고 싶다"면서 "피해자분들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다. 도와주실 수 있으면 정말 감사드리겠다"고 호소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