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 / 사진=연합뉴스
'계곡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 / 사진=연합뉴스
한 남성 BJ가 이른바 '가평계곡 살인사건'을 희화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BJ A 씨는 지난 21일 본인의 개인 방송에서 시청자들과 결혼에 대한 대화를 나누던 중 "가끔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있다. 이 여자라면 내가 좀 잘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한 번씩 드는데, 그때그때 바뀌는 것 같다"며 "저는 이혼하더라도, 한 번쯤 해보고 싶긴 하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와이프 비위 못 맞추면 계곡 마렵겠죠"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가평계곡 살인사건을 희화화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대목이다. A 씨가 말한 '마렵다'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 또는 '원하다'라는 의미를 전할 때 네티즌들이 주로 사용하는 표현이다.

당시 시청자들은 '범죄를 희화화한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이에 A 씨는 "이미 제가 보여드렸던 자료가 있는데, 이거는 할 말이 없다. 저번에도 이 드립(애드리브)을 썼는데, 죄송하다"고 연신 사과했다. 그는 "여자 조심하자는 뜻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국민적 공분과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사건을 농담의 소재로 사용한 A 씨의 발언을 두고 심히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가평계곡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이은해 씨와 조현수 씨는 지난 20일 고양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숨어 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이 씨와 조 씨는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윤 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 씨와 조 씨는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 씨에게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숨지게 하려다 치사량에 미달해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구속된 이 씨는 법원에 낸 자필 진술서에서 "기회라는 밧줄을 준다면 잘못된 선택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등 판사에게 억울함을 전하기도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