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 전기차와 2차전지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가치사슬이 빠르게 형성되면서 산업단지 분양률이 급상승하고 있다. 대구와 구미 국가산단은 이미 3만3000㎡(약 1만 평) 이상의 대규모 필지를 일찌감치 분양하는 등 기업들의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2차전지 기업 몰리는 대구·경북

덩치 키우는 2차전지 산업 벨트

29일 경상북도에 따르면 경북 포항·구미·상주에 2차전지 관련 기업이 대거 입주하면서 대구와 함께 2차전지 산업 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경상북도와 포항시는 지난 28일 포항시청에서 이철승 더클래스효성(대표 이철승), 우전지앤에프(대표 김재호)와 투자협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750억원을 투자해 내년까지 영일만3일반산업단지 내 4만5276㎡ 부지에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 및 황산코발트 생산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구미에는 LG화학의 신설법인인 LGBCM(6만6116㎡, 양극재)을 비롯해 PCT(음극재), 도레이BSF코리아, 톱텍(분리막), 재영텍(기초소재), 포항에 에코프로BM, 에코프로EM(양극재), 에코프로GEM(전구체),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등 에코프로그룹과 포스코케미칼(양극재, 음극재) 등이 투자하면서 2차전지 가치사슬을 완성했다. 또 포항에 2차전지 연구개발 지원기관으로 2차전지 종합관리센터(경북TP), 2차전지연구센터(포스텍), 2차전지소재연구센터(포스코), 차세대 배터리파크,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다.

2차전지와 전기차 기업의 잇따른 투자로 한때 분양률이 20%대에 머물던 구미국가5산단의 분양률은 최근 70%까지 올랐다.

“경북·대구 미래산업 자리 잡아”

대구시도 28일 지어소프트가 올해 1월 설립한 자회사 지어솔루션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지어소프트는 국가산단 6만6789㎡ 부지에 1530억원을 투자해 11월 2차전지 원통형 배터리 캔통의 소재인 니켈도금강판 생산라인을 짓고 내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미 분양 완료 단계인 대구국가산단(1단계)은 앵커 부지로 남겨둔 6필지(20만㎡) 가운데 3필지(10만2265㎡)는 대동의 모빌리티 자회사인 대동모빌리티가 분양받아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어솔루션의 투자로 대구국가산단(1단계 317만㎡)에는 3만3000㎡ 이상 대규모 필지는 한 곳도 남아 있지 않다. 대구시는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국가산단 2단계(174만㎡) 사업을 시작하며 단계별 분양에 들어갔다.

2009년 조성사업을 시작해 2016년 완공한 대구국가산단(1단계)에는 지난해 약 1조원의 매출을 올린 2차전지 양극재 소재 업체인 엘앤에프(2만6372㎡), 대구테크노폴리스에는 성림첨단산업(전기모터용 영구자석), 성서산단에는 2차전지 장비 기업인 씨아이에스가 투자해 공사를 하고 있다. 황중하 경상북도 투자유치실장은 “2차전지 산업이 경북과 대구의 새로운 미래 산업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구미=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