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해초류와 바다숲 등 블루카본 자원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사업을 국가 정책화하기 위해 경북지역 민관이 손을 잡았다. 블루카본은 해초류와 염습지(염생식물이 사는 갯벌), 맹그로브나무 등 연안 서식 해양생태계가 흡수해 저장하는 탄소를 말한다. 숲, 열대우림 등 육상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는 그린카본으로 불린다.

동해 해초류·바다숲…"블루카본 국가가 보존 나서야"
경상북도환동해본부(본부장 김남일)와 경북대 블루카본융합연구센터(센터장 윤호성), 포스텍 기후변화대응연구소(소장 이기택), 포항과학산업연구원 환경에너지연구소(소장 황계순), 한국수자원공단 동해본부(본부장 이석희)는 동해안 해양생태계 보존과 블루카본 자원의 복원·확대를 위해 16일 포항공대 포스코국제관에서 협약을 맺었다. 이들 기관은 같은 주제로 심포지엄도 열었다.

긴 해안선을 가진 경북이 보유한 해조류 자원은 연간 1만5000t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행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가이드라인에서는 동해안 해조류 자원이 블루카본 흡수원으로 공식 인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이미 자국의 양식 해조류 생산량을 블루카본 자원으로 간주해 국가 온실가스 저감 목표량에 포함하고 있다. 호주도 연안 해조류의 블루카본 자원 잠재력에 관한 학술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이기택 소장은 “5만㏊에 이르는 한국 바다숲은 2만9150t의 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새로운 탄소흡수원으로 블루카본을 인정받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윤호성 센터장은 “해조류 바이오플라스틱 생산과 함께 울릉도를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제로섬으로 만드는 ‘울릉도 탄소중립 시범 아일랜드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황계순 포항과학산업연구원 환경에너지연구소장은 “바다숲 사업은 연안 생태계를 복원해 어민소득을 높일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를 흡수해 줄이는 대표적인 정책사업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도는 협약기관들과 함께 동해안의 다양한 해조류 자원을 새로운 해양 탄소흡수원으로 인증받기 위한 300억원 규모의 국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포항=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