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석 달 동안 경찰에 적발된 마약 사범 10명 중 4명은 10·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SNS를 통해 마약 거래가 쉬워지면서 마약 범죄가 젊은 층에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동안 마약 사범 2626명을 검거하고 이 중 614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전북경찰청은 최근 필로폰과 합성 마약인 야바 등을 밀반입한 일당 9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태국에서 필로폰 5㎏과 야바 1만 정을 밀반입해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필로폰 5㎏은 17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검거된 마약 사범 중 34%(892명)는 다크웹과 SNS 등 인터넷을 통해 마약을 거래했다. 전년 동기(21.4%)와 비교해 10%포인트 넘게 증가한 수치다.

최근 국내 마약 거래는 SNS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 판매총책이 마약을 국내에 들여오면 판매업자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판매망을 꾸린 뒤 마약을 유통한다. 거래 대금은 익명이 보장되는 암호화폐로 결제한다. 직접 만나지 않고 특정 장소에 마약을 두고 오는 ‘던지기 수법’으로 거래된다.

마약 사범 연령은 어려지고 있다. 같은 기간 검거된 마약 사범 중 20대가 36.1%(252명)로 가장 많았다. 미성년자인 10대 마약 사범은 3.9%를 차지했다. 최근 경남경찰청은 지난해 6월부터 올 4월까지 부산과 경남지역 병원에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투약하고 유통한 10대 42명을 입건하기도 했다. 이들은 교내와 공원 등에서 펜타닐을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SNS를 통해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보니 마약 사범 연령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이번에 적발한 마약 사범은 필로폰 엑스터시 등 향정신성의약품 사범이 68.3%(1793명)로 가장 많았다. 대마초가 23.8%(625명), 코카인 등은 7.9%(208명)다. 이들 중 투약 사범은 74.2%(1948명)였고 판매 사범은 20.5%(538명)를 차지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