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톡을 이용하는 협회 소속 변호사들에게 징계를 내리겠다”는 대한변호사협회의 내부 규정에 대해 로톡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31일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로톡 측 청구인단에는 운영사인 로앤컴퍼니를 비롯해 로톡의 광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변호사 회원과 로톡 서비스 이용 의사를 밝힌 변호사 등 총 60명의 변호사가 참여했다.

“변협 징계는 직업·표현의 자유 침해”

로톡 "대한변협이 직업·표현의 자유 침해"
앞서 변협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8월부터 변호사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한다”는 내용의 규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로톡 측은 “개정된 규정에 따라 변호사들이 법률 플랫폼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 대상이 되면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톡과 헌법소원 청구 변호사들은 변협의 징계 방안에 대해 “직업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톡 측은 “직업의 자유에는 ‘영업의 자유’도 포함돼 있다”며 “광고 역시 언론·출판의 자유에 따라 보호받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신뢰보호 원칙’을 위반했다고도 주장했다. 변협이 지난 10년간 여덟 차례에 걸쳐 ‘로톡의 광고는 허용된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렸다가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로톡 측은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두 차례에 걸쳐 로톡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고발했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린 바 있다”며 “로톡 서비스에는 불법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로톡 "대한변협이 직업·표현의 자유 침해"
로톡은 “변협의 징계안은 평등 원칙 위배의 소지도 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나 다음, 구글 등 다른 플랫폼의 광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에 대해선 침묵하면서 로톡을 이용하는 변호사들에게만 징계를 내리도록 한 게 부당하다”는 것이다.

변협 “회원들, 로톡 가입 말라”

대한변호사협회도 맞대응에 나섰다. 변협은 31일 임시총회에서 변호사들이 로톡 같은 법률 플랫폼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변호사윤리장전 조항을 신설했다.

신설된 조항은 ‘건전한 수임 질서를 교란하는 과다 염가경쟁을 지양함으로써 법률사무의 신뢰와 법률시장의 건강을 유지한다’ ‘변호사 또는 법률사무 소개를 내용으로 하는 앱 등 전자적 매체 기반의 영업에 협조하지 않는다’ 등 두 가지다.

변협은 “법률 플랫폼은 청년 변호사를 위한다는 명분 아래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 지원금을 부정수급하고 능력과 관계없이 높은 광고료를 지급한 변호사에게 광고 노출 혜택을 부여해 공정한 수임 질서를 교란한다”고 설명했다.

로톡은 2014년부터 광고비를 받고 변호사와 의뢰인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변협과 계속해서 마찰을 빚어왔다. 변협은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 “‘누구든 금품을 받고 변호사를 알선해서는 안 된다’는 변호사법 조항을 위반했다”며 로톡을 고발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로톡은 헌법소원 말고도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및 행정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변협의 징계 조치는 공정한 시장 경쟁을 막는다는 점에서 부당하기 때문에 가능한 법적 조치를 모두 동원하겠다는 취지다.

로톡은 모바일 등으로 변호사를 찾고, 형량 예측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 변협에 등록된 변호사(3만여 명)의 12%가량인 4000명의 변호사가 가입해 활동 중이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