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00명 육박한 '4차 유행'에…"자가검사·백신접종 속도내야"
전문가들 "웬만한 대책 효과 없어…경북 8인모임 시기상 부적절"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00명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한 가운데 조만간 하루 1천명 이상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각심이 크게 떨어진데다 '무증상 감염자'가 지역사회에 넓게 퍼져 있어 웬만한 방역 대책으로는 예전과 같은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 추가 전파를 막는 동시에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제는 민간영역이 자가검사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확산세 제어에 동참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봉쇄 수준의 조치가 아니면 확진자를 단시간에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역사회 감염자 중에서 무증상 감염자를 걸러내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감염경로를 모르는 사람이 30∼40% 정도여서 역학조사를 통해 접촉자를 차단하는 방법은 더는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식약처가 허가한 자가검사키트의 적극적인 활용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콧속에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한 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는 자가검사키트의 가격대는 1만원 안팎으로, 약 1주일 뒤에는 약국과 인터넷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최 교수는 "감염 사실을 스스로 알아채지 못한 감염자를 빨리 찾아내려면 국민과 사회단체, 기업 등 민간 수준에서 '바텀업'(bottom-up·상향식) 방식으로 자발적으로 검사를 해야 한다"며 "전 국민이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할 수 없으니 이런 방식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방식이어야 지역사회 내 무증상 감염자를 통제할 수 있고, 신규 확진이 800명대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을 잡을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전면 봉쇄로 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 "웬만한 대책 효과 없어…경북 8인모임 시기상 부적절"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작년에는 이 정도로 확진자가 많아지면 경각심도 꽤 높아졌지만, 이제는 많이 지친데다 사회 활동도 계속되고 있다"며 "개선될 수 있는 조건이 없는 상태여서 환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환자 발생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더이상 통제가 불가한 상황으로 넘어갈 위험도 있다"며 "예전에는 1천200명대로 갔다가 거리두기 강화로 확산세가 꺾였는데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중환자실이 많이 확보됐고 백신 접종으로 중증환자 발생 위험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환자가 절대적으로 늘면 중증환자 수가 늘어나 의료에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백신은 효과가 나오는데 1∼2주가 걸리기 때문에 당장의 유행을 잡을 수는 없다"면서 "기존에 하던 방식대로 추가적인 방역 대책을 내놓으면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내주에 경북 일부 지역에서 사적모임을 8명까지 허용하는 '거리두기 개편안' 시범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리두기 완화 신호는 유행세가 안정기로 접어든 다음에 해도 괜찮다"며 "환자 발생이 낮은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적용을 해볼 수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방역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정부가 현행 거리두기를 격상하지 않기로 한다면 대안은 백신 접종밖에 없다"며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빠르게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웬만한 대책 효과 없어…경북 8인모임 시기상 부적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