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허가가 공정안전관리(PSM) 대상 사업장만 법적 의무사항 한정
중소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들 작업허가제도 운영으로 법제화 필요
안전리더십, 노사상생 협력, 원하청 공생협력이 선진안전문화 초석


박현철 울산대 산업대학원 교수(산업안전)
[기고] 작업허가로 사전 안전조치 확인해야…과도한 신상처벌 등 중대재해법 보완 시급

지난 8일 중대재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중대재해란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중대산업재해와, 제품 또는 시설 결함으로 이용자가 피해를 보는 중대시민재해를 말한다. 이 법에 따라 경영책임자는 재해예방에 필요인력·예산 등 관리체계 구축, 재발방지대책의 수립·이행, 안전보건 관계법령상 필요한 개선, 시정, 관리 등에 관한 조치를 해야 한다. 이를 위반해 사망사고 발생 시 경영책임자 등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등에 처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위하효과가 매우 크다.

근로자는 약자, 경영자는 강자라는 인식아래 중대재해법,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제정 또는 운용하고 있으나, 사실 외국기업, 대기업은 이미 노사 간의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19년 한국 산재사망자수는 2020명이었는데 그중 사고사망자가 855명이었다.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807명(94.4%), 대기업 48명(5.6%)이었고, 업종별로는 건설업 428명(50.1%), 제조업 206명(24.1%), 기타 221명(25.8%)이었다. 발생형태별로는 떨어짐 347명(40.6%), 끼임 106명(12.4%), 부딪힘 84명(9.8%), 깔림 67명(7.9%), 물체에 맞음 49명(5.7%), 기타 202명(23.6%)으로 재래형 사고가 대부분이었다.

필자는‘17년부터 사고사망자가 발생한 80여개 사업장을 작업중지 해제심의를 해왔는데, 사고 발생원인은 하나같이 동일했다. 그것은 고위험작업을 하는데도 James의 안전벽 모형(Safety Barrier Model)에서 안전경영시스템·안전장치·안전수칙 등의 안전벽들이 없거나 고장, 미준수 등으로 동시에 뚫렸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업장들은 근로자가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치부해, 교육 강화, 보호구 철저 등의 대책만을 시행하기 때문에 재발가능성이 높다.

반면 외국 선진기업은 사내 작업허가제도를 통해 모든 작업의 개시 직전에 시스템, 안전장치, 안전교육 등의 안전조치를 확인하고, 작업 중 안전감시자를 배치하며, 작업완료 후 가동전 점검까지 시행하고 있다. 이 작업허가만 제대로 운영해도 대부분의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은 작업허가가 공정안전관리(PSM) 대상 시업장만 법적 의무사항이라서,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이 세상에 어디에도 100% 안전한 곳은 없다. 그러나 ‘19년 사고사망십만인율이 한국(4.6)보다 낮은 EU(약 1.0) 기업의 작업허가절차를 살펴보자. 제일 먼저 작업요청(요청팀)으로 시작해, 작업허가서 작성 및 통보(실행팀), 작업지시서·작업/공정위험성평가(JSA/ HAZOP·LOPA)·안전잠금장치(LTT) 등 안전조치(요청팀), 검토·승인(실행팀), 작업자 전문안전교육(요청팀), 작업조건 확인 후 작업개시(실행팀) 한다, 그리고 안전감시자 통제 하에 작업을 완료한 후 통보(실행팀), 완료확인(요청팀), 가동전 점검(요청팀), 기록보관(요청팀) 순으로 종결한다. 특히 작업허가 시 아래 사항에 유의한다.

첫째 작업허가는 일상작업 중 잔존된 고위험작업과 모든 비일상작업을 대상으로 표준화된 양식을 사용하며, 작업요청부터 종결까지 담당자가 누구인지 절차에 명시한다. 둘째 작업허가에는 작업범위, 작업이 행해질 장소에서 발행, 위험과 예방·방호방법, LTT, 화재예방조치, 승인 및 종결권자의 서명 등이 필요하다. 셋째 작업허가를 갱신하기 위한 조건들을 정의, 적용하며. 작업허가서를 교대조 간 인계하고 그 복사본은 종결할 때까지 작업현장에 게시한다. 넷째 안전팀은 작업허가절차 준수상태를 주기적 내부감사로 점검하며, 미준수 사항이 있는 경우 발견사항들을 분석, 개선한다. 또한 국내 안전보건규칙에 규정된 13개 위험작업 시 관리감독자는 작업장을 사전조사한 결과를 고려해 작성한 작업계획에 따라 작업하도록 해야 한다.

이제 정부는 중소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들이 작업허가제도를 운영하도록 법제화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부 사업장 규모에만 적용, 불명확한 경영책임자 의무, 과도한 신상처벌 등의 중대재해법의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사고예방 및 산업안전기술 진흥 기반의 하위법령 제정을 기대한다. 이제 우리 모두 생각을 바꿔야 선진안전이 보인다. 안전리더십, 노사상생협력 및 원하청 공생협력이 바로 선진안전문화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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