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사랑제일교회 소재지인 서울 성북구의 구립보건소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스1
18일 사랑제일교회 소재지인 서울 성북구의 구립보건소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스1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자 정치권에선 원인을 놓고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18일 더불어민주당은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된 것이라며 미래통합당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광훈 목사는 방역을 방해하고 코로나19를 확산시킨 법적·도덕적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며 "통합당은 8·15 집회 강행을 사실상 방조했다.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윤관석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광화문 집회 때문에 코로나 재확산 위험이 높아졌다"며 "보건 당국의 수 차례 자제 요청에도 강행됐고, 현장에는 '턱스크'나 마스크를 끼지 않고 고함을 지르는 등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모습도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은 당 차원의 참여는 아니지만 유력인사와 일부 전현직 의원이 참석했다"며 "통합당 몇몇 정치인들의 행위는 명백히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불법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통합당 현직 의원과 전직 의원들은 감염병예방법 제49조에 따른 서울시 집합금지명령을 어기고 전광훈 극우세력과 한 몸이 되어 국가방역체계를 무너뜨리는데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수 야권에선 같은 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2000여 명도 종각에서 기자회견 형식의 집회를 개최한 것을 지적하며 광화문 집회에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또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 8월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도 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휴식과 내수 활성화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도권 확진자 급증을 이유로 취소되긴 했지만 당초 정부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숙박·외식 쿠폰 지급도 검토했었다.

한 미래통합당 당직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에서 코로나가 폭발하자, 그들은 이만희와 신천지를 손가락질했다. 이태원에서 코로나가 터지자, 그들은 게이와 레즈비언들을 손가락질했다. 수도권에서 확진자수가 급증하자, 그들은 전광훈과 기독교인들을 손가락질한다"며 "코로나가 잠잠할 땐 이게 다 K-방역이라고 자화자찬하다가, 다시 터지면 책임을 뒤집어 씌울 소수자 집단을 찾는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 당직자는 "애초에 코로나 위험이 낮아졌다고, 코로나를 이겨가고 있다고 말한 사람은 어느 나라 대통령이었는가. 내수를 진작하기 위해 8월 17일을 대체공휴일로 지정하고, 1700억원 할인 쿠폰을 쏟아부었던 것은 어느 나라 정부였는가"라며 "이제 그 다음 희생양은 누구인가. 만만하고, 손가락질하기 쉽고,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우기 용이한 그 다음 먹잇감은 누구인가"라고 비꼬았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