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정보 주식거래 의혹'을 받는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미공개 정보 주식거래 의혹'을 받는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미공개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팔아 부당이득을 챙긴 의혹을 받는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55)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서정식 부장검사)는 29일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배임), 업무상 배임 및 업무상 배임 미수 등 혐의로 문 대표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페이퍼컴퍼니를 앞세워 무자본으로 35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1918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특허 대금을 부풀려 신라젠 자금 29억3000만원 상당을 관련사에 지급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문 대표가 지인 5명에게 스톡옵션을 부풀려 부여한 뒤 매각이익 중 38억원 가량을 돌려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문 대표가 활용한 페이퍼컴퍼니의 사주 A씨와 신라젠 창업주 B씨도 문 대표의 공범으로 불구속기소 했다.

신라젠은 펙사벡 개발 기대감으로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를 정도로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임상 3상 실패 소식에 주가가 폭락하면서 개인 피해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8월과 지난 4월 신라젠 사무실을 두 차례 압수수색한 검찰은 최근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라젠 전무 C씨는 지난 20일 자본시장법 위반(미공개정보이용) 혐의로 구속됐다. C씨는 신라젠 면역항암제인 ‘펙사벡’의 임상 실험이 중단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보유 주식을 팔아 64억원의 손실을 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라젠의 이용한 전 대표이사(54)와 문 대표의 인척인 곽병학 전 감사(56)는 같은 혐의로 4일 구속기소됐다. 이 전 대표는 2008~2009년 대표이사를 지냈고, 곽 전 감사는 2012~2016년에 감사와 사내이사를 맡았다.

검찰은 신라젠이 코스닥에 기술특례 상장된 배경에 여권 인사가 개입돼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앞서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가 신라젠 설명회에 참여한 증거가 있다며 이번 사건과의 연루 의혹을 제기해왔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