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재 연구윤리정보센터장, 1차 연구윤리 포럼서 발표
"'미성년자 논문' 연구부정 막으려면 '저자' 기준 정립해야"

미성년자나 대학교수 가족이 학술·연구 논문에 중요한 기여를 하지 않고도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일을 막으려면 연구 전후에 특수관계인 참여 사실을 공표하도록 하고 우리 학계가 '저자' 기준을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인재 연구윤리정보센터장(서울교대 교수)은 이날 오후 열리는 '제1차 연구윤리 포럼'에서 '연구논문의 부당한 저자 표시 예방을 위한 권고안'을 발표한다.

이 센터장은 연구자가 미성년자나 배우자·자녀 등 특수관계인을 연구에 참여시킬 때 연구윤리를 어기지 않으려면 연구 전, 연구 중, 연구 후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시했다.

그는 우선 연구 전에는 특수관계인 참여 사실과 활동 계획을 소속기관과 공동 연구자들에게 사전에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특수관계인 연구 참여 계획 공개 양식'도 제시했다.

가족이나 미성년자가 연구과제에 참여하는 목적과 활동 계획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도록 했다.

그는 연구 중에는 특수관계인이 연구에 참여해 얻은 정보를 체계적으로 연구 노트에 기록해 보관하도록 하고, 공저논문 발표 전에는 한 번 더 소속기관에 알리고 논문을 제출할 학술단체에도 알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센터장은 '공저로서의 창작적 기여에 대한 실질적인 증명 기준'도 제시하면서 각 기관이 이를 참고해 내부 기준을 마련하라고 제안했다.

기준에는 ▲ 연구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개념)를 제시했는가 ▲ 연구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를 했는가 ▲ 연구계획을 이해하고 데이터를 획득해 분석하는 일을 실질적으로 수행했는가 ▲ 자신이 생산한 데이터를 정리해 결론과 해석을 기술한 논문의 초안을 작성했는가 ▲ 투고 논문 초안에 중요한 지적 기여를 했는가 등이 담겼다.

"'미성년자 논문' 연구부정 막으려면 '저자' 기준 정립해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한 제1차 연구윤리 포럼에서 연구재단 연구윤리센터장이 이런 내용을 발표한 배경에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가 있다.

조 전 장관 딸은 고등학생 때 의학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입시비리 의혹을 받았다.

이때 그의 비리 여부와 별개로, 학계 안팎에서는 미성년자가 논문에 중요한 기여를 하지 않고도 저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현실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이날 이 센터장은 발표를 통해 "대학 등 연구기관이 소속 연구자들에게 바람직한 저자 표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적극 권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자로 표시될 수 있는 요건이 무엇인지에 대해 국제적으로 합의된 바는 없지만, 저널 편집인들이 가장 많이 따르는 가이드라인은 국제의학학술지편집인위원회(ICMJE) 권고"라고 제안했다.

ICMJE는 ▲ 연구의 개념, 설계, 데이터 획득, 분석 등에 기여한 자 ▲ 중요한 학술적 내용에 초안 작업을 하거나 비판적으로 수정한 자 ▲ 최종 승인한 자 ▲ 연구의 정확성·진실성 등 모든 측면에 책임지는 자 등 네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자만 저자로 인정한다.

이날 포럼에서 강낙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고등연구소장은 대교협 대학기관평가인증에 연구윤리 관련 지표를 반영하는 방안을 발표한다.

포럼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학계에서는 지난해 5월 교육부가 한국연구재단 산하에 신설하겠다고 발표한 '연구윤리 지원센터'에 대한 기대가 높다.

센터는 연구윤리 관련 신고·상담 기능을 담당하고, 연구윤리 교육을 지원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연구윤리 확립을 위한 후속 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연구윤리 지원센터는 올해 안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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