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칠포리·화진리 해수욕장엔 캠핑족 줄 이어
코로나19 피해 캠핑하는 사람들…"접촉 줄어 좋아"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고 사람 많은 곳에 나가자니 부담스러워서 결국 찾은 것이 캠핑입니다.

"
17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리 솔숲에서 만난 서영민(50)씨는 캠핑 이유를 묻자 이같이 말했다.

서씨는 부산에서 이벤트 회사를 운영하던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휴업에 들어갔다.

계속 집에만 머물던 그는 답답함을 느껴 가족과 함께 5일 전부터 칠포에서 텐트를 치고 머물고 있다.

크게 할 일은 없지만 바다를 보고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했다.

이곳에는 서씨 외에도 텐트가 2개 더 있었다.

서씨는 "낮에만 와서 텐트를 치고 머물다가 가는 사람도 있고 주말에는 더 많은 사람이 와서 머물렀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피해 캠핑하는 사람들…"접촉 줄어 좋아"
코로나19 피해 캠핑하는 사람들…"접촉 줄어 좋아"
칠포리보다 북쪽에 있는 포항 북구 송라면 화진리 화진해수욕장 주차장에는 캠핑차가 많이 서 있었다.

주차장과 주변에 캠핑차가 13대 있었고 텐트가 1개 쳐져 있었다.

그 중 한 캠핑차에서 만난 차주는 서울을 떠나 8일째 경남 거제와 부산을 거쳐 포항 등에서 캠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름 밝히길 거부한 이 차주(64) 역시 코로나19 사태를 피해서 가족과 함께 캠핑하러 나왔다고 했다.

그는 "밖으로 나오면 아무래도 사람과 접촉할 일이 별로 없고 자연스럽게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수 있다"며 "집에만 있다가 밖으로 나오니 마음도 편안하고 좋다"고 말했다.

이미 집에서 나올 때 식량과 각종 생활용품을 준비해 기름을 넣을 때 외에는 사람과 접촉할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그는 "정확하게 언제까지 밖에 머물지 결정하지는 않았는데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면서 머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캠핑차에서 만난 김성재(44)씨는 지난 13일 충북 청주에서 아내, 자녀 2명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을 피해 이곳으로 왔다.

회사 기념일과 연차 등을 이용해 17일까지 머물다가 돌아가기로 했다.

그는 "애들이 학교나 유치원에 가질 못하니 답답해하기에 상의 끝에 이곳으로 왔다"며 "가족끼리 산책하고 영덕 강구에 가서 게도 사서 먹고 낚시도 하면서 즐겁게 보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피해 캠핑하는 사람들…"접촉 줄어 좋아"
코로나19 피해 캠핑하는 사람들…"접촉 줄어 좋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