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대학교. 사진=연합뉴스.
숙명여자대학교. 사진=연합뉴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여성이 숙명여대에 합격한 사실이 알려지자 재학생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A(22) 씨는 지난해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법원에서 성별 정정을 허가받았다. 이후 올해 숙명여대 법과대학에 합격했다. 숙명여대 학생들은 단체로 입학처에 항의전화를 하고 총동문회에 항의 이메일을 보내는 등 반발하고 있다.

학내 게시판에도 '성전환 남성의 입학을 반대한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여성을 위한 교육시설에 지난해까지 남성이었던 A 씨가 입학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숙명여대 졸업생 40여명은 3일 '성전환자로 숙명여대 최종 합격한 학생을 동문이름으로 환대한다'는 제목의 연서명을 '에브리타임' '스노우' 등 학내외 동문 커뮤니티에 공개했다.

해당 연서명은 이날 오후 1시 현재 동문 47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오는 6일까지 졸업생들의 연대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

이들은 "해당 학생은 학교 입학에 필요한 점수 등 절차적 조건을 갖췄다"며 "본교를 선택한 아름다운 용기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기쁜 소식을 두고 교내·외 일부에서 혐오와 차별의 말이 쏟아지고 있다"며 "트랜스젠더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고정관념을 근거로 '진짜 여성'과 '가짜 여성'을 나누려는 시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소수자와의 동행과 연대는 숙명인이 계속 확장할 가치"라고 했다.

한편 숙명여대 측은 A 씨가 성별정정을 했기 때문에 입학에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아직 등록을 하지 않아 입학이 확정된 상태가 아니고, 유사한 전례도 없어 공식 입장을 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