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알릴레오 방송 캡처. 사진=연합뉴스
유시민 알릴레오 방송 캡처. 사진=연합뉴스
최근 성희롱 피해를 당한 KBS 여기자 동료 기자가 분노의 페이스북 글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KBS 기자와 친분이 있는 기자 A씨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 한 기자의 의지, 노력, 고민이 성적매력을 뿜어내며 쉬운(?)길을 가려는 여자로 쉽게 치환되는 이 사회가 너무나 경멸스러웠다"고 밝혔다.

A 씨는 피해 기자와 모 언론사 입사시험 최종 합숙단계까지 함께 했다고 전하면서 "국정농단 사건을 밝힐 핵심적인 보도들을 주도했던 그의 기사들을 보며 존경심마저 들었다. 실제로 그러진 못했지만 전화 한통 해서 멋지다고 말하고 싶었다"면서 "그는 그때와 변함없이 치열하게 취재하고 특종을 하고 있다. 어떤 고통도 이겨내고 팩트를 쫓으려 했다"고 전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겨냥해서는 "그 후 소위 명필가라는 자가 내놓은 사과문의 가벼움은 서글프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A 씨는 또 "여자들이 성적매력으로 취재한다고? 당신들의 무능과 나태함을 그렇게 포장하면 스스로 위로가 되더냐. 에라이 찌질한 자들이여 평생 열패감에 휩싸여 살아라. 당신들이 패자를 자처하는 동안 그는 기자로서 당신들은 한 번도 가지 못한 그곳에서 역사에 남을 기사를 쓰고 있을테니"라고 했다.

지난 15일 유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출연한 한 패널은 "검사들이 해당 기자를 좋아해 (조국 수사 내용을) 술술술 흘렸다"고 주장했다. 기자가 남녀관계를 이용해 취재를 한 것 같다는 뉘앙스를 풍긴 것이다.

논란이 일자 유 이사장은 16일 사과문을 통해 "해당 기자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진행자로서 생방송 출연자의 성희롱 발언을 즉각 제지하고 정확하게 지적해 곧바로 바로잡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저의 큰 잘못이다"라고 했다.

유 이사장은 "성평등과 인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저의 의식과 태도에 결함과 부족함이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며 깊게 반성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성찰하고 경계하며 제 자신의 태도를 다잡겠다"면서 "진행자로서 제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출연자와 제작진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다시 한번 해당 기자분과 KBS기자협회,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진화되지 않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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