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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내가 남자라서…" 성인지 감수성 부족에 대한 가장 편리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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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한 출연자가 KBS 법조팀 소속 여성 기자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대단히 잘못된 발언이다. 남자라서 여성들이 느끼는 만큼 못 느꼈던 것 같다"며 사과했다.

    유 이사장은 17일 오후 KBS1라디오 KBS 열린토론에 출연해 "(방송된) 그날 밤 잠을 못 잤다.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다. 다른 걸로는 설명이 안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이사장은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여성들이 업무 능력이 아닌 다른 요인으로 성과를 낸 것처럼 얘기한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라이브 당시 ‘이거 이상한데’라고 생각하면서도 확실하게 캐치를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논란이 있고 ‘왜 문제를 바로 인지하지 못했을까’ 되돌아봤다. 제가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내가 여자였으면 바로 꽂혔을텐데 남자라서 여성들이 느끼는 만큼 못 느꼈던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런 부분에 있어 깨어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날 잠을 못자고 생각해보니 감수성이 약했던 거다"라며 "반성이 많이 됐고, 그래서 그 다음날 다시 짧지만 반성의 마음을 담아서 사과문을 돌렸다. 그런데 그걸로 다 안 되는 것 같다"고 후회했다.

    성 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의 개념에 대한 합의된 정의는 아직 없지만 대체로 성별 간의 차이로 인한 일상생활 속에서의 차별과 유·불리함 또는 불균형을 인지하는 것을 말한다. 넓게는 성평등 의식과 실천 의지 그리고 성 인지력까지의 성 인지적 관점을 모두 포함한다.

    성인지 감수성 부족이 논란이 된 성희롱 발언은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생방송 도중 나왔다. 유 이사장과 공동MC로 출연한 한 언론사 기자 A 씨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취재한 KBS 법조팀 소속 여성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검사들이 KBS OOO 기자를 좋아해 (수사상황을) 술술술 흘렸다”고 말했다.

    또 “검사들에게 또 다른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는 것” 등 여성 기자가 성적 매력을 앞세워 남성 검사로부터 정보를 빼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취지의 말을 했다.

    유 이사장은 방송 말미에 “오해의 소지가 조금 있을 것 같다. 성희롱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사과했다. 알릴레오 측은 생방송 이후 발언 일부를 편집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하지만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을 중심으로 논란은 확산했다. KBS 여기자회와 KBS 기자협회 유 이사장에게 방송에서 공식 사과 이상의 책임을 지라며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 양승동 KBS 사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국정감사에서 해당 논란에 대해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시민 이사장은 성희롱 가해자가 아니다"라며 형사고발에서 제외하겠다는 뜻을 피력해 논란이 됐다. 지적이 이어지자 양 사장은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유 이사장이 조국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 "두 달 넘게 수사했는데 증거 나온 게 없다"고 발언한데 대해 궤변으로 평가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 얼굴에 먹칠 그만하고 이사장에서 물러나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17일 국정감사에서 "수사 결과가 없는 게 아니다. 그만큼 틀어막았다는 것"이라고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 엄정하게 진행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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