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소방서 신고 건수만 2천600여건…사냥 본능에 인명피해도 우려
'들개의 습격' 축산농가, 가축 피해 급증…공포대상
버려지거나 길을 잃은 개들이 인근 야산에 함께 모여 살면서 송아지나 염소 등
가축들은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등 축산농가에 피해를 주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노인이나 어린이 등 인명피해도 우려돼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일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른바 들개 출몰로 피해를 보거나 위협을 느낀 사람들이 전남 15개 소방서에 도움을 요청한 건수는 올해에만 2천688건으로 집계됐다.

2016년엔 1천693건, 지난해엔 2천911건의 들개 포획 관련 출동이 이뤄졌다.

지난 3년 동안 들개 출몰이 가장 많은 지역은 순천 788건, 담양 764건, 해남 706건 순으로 집계됐다.

들개의 습격으로 피해를 본 축산농가는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29일 보성군에서 사납기로 유명한 핏불테리어 등 들개 3마리가 A씨의 축사에 들어가 송아지 1마리와 청둥오리 13마리를 물어 죽였다.

119구조대가 출동해 핏불테리어를 포획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 사이 나머지 2마리는 달아나버렸다.

A씨는 달아난 들개들이 또 다른 피해를 주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담양에서도 B씨가 키우던 염소 6마리가 들개의 습격을 받았고, 장흥에선 송아지 2마리·염소 10여마리가 들개에 물려 죽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들개가 가축을 공격하는 건 '먹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냥 본능'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야생생물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관계자는 "먹이 때문이라면 닭이나 오리를 수십마리씩 죽이진 않았을 것"이라며 "들개가 공격한 가축을 보면 물린 자국이나 외상 등이 맹수에 당한 동물 못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들개 공격으로 인한 인명피해 발생도 우려된다.

한 구조대원은 "가축을 물어 죽인 개는 언제든지 사람까지 물 수 있다"며 "특히 한적한 시골에서 혼자 있는 노약자는 언제든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