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않겠다는 서약서도 요구…강제성 없어 이행 '미지수'
중앙대, '성폭력 의혹' 퇴직 강사에 뒤늦은 사과문 권고
중앙대가 학생들을 수차례 성폭행한 의혹이 제기된 전직 시간강사에게 자필 사과문을 작성해 공개하라는 권고 조처를 내렸다.

하지만 이미 학교를 떠난 강사에게 강제력이 없는 처분을 내놓으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중앙대 등에 따르면 교내 인권센터 성폭력 대책위원회는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대학원 문화연구학과 전 시간강사 A씨에게 자필 사과문을 작성해 재학생 등에게 공개하라고 권고했다.

또 A씨에게 중앙대에서 10년간, 타 대학에서 1년간 강의를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하라고 요구했다.

인권센터는 "A씨 성폭력의 상습성을 인정할 근거가 충분하고, 참고인 진술 등에서 성폭력의 상습성과 유사성이 뚜렷하게 보인다"고 권고 사유를 밝혔다.

A씨는 인권센터 권고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A씨는 대학원생이던 2007년 같은 대학원 재학생 B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씨가 "첫차가 다닐 때까지만 있게 해달라"며 B씨의 집에 들어가 성폭행했다는 내용이다.

중앙대 대학원 문화연구학과·사회학과 재학생·졸업생 62명으로 구성된 '성폭력 사태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올 3월 B씨의 피해 사례와 함께 A씨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봤다는 다른 학생들 사례를 알리는 성명을 낸 바 있다.

지난 3월 B씨의 신고에 따라 진상조사에 나선 인권센터는 의혹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고 권고를 냈지만, 실제 A씨가 사과문을 써 공개할지는 미지수다.

작년 9월부터 중앙대에서 계약직 시간강사를 하다 성폭력 의혹이 제기돼 지난달 퇴직한 A씨가 대학의 권고를 따라야 할 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학교가 인권센터 권고에 그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A씨의 출강을 영구 금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A씨가 두 번 다시 강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앙대 관계자는 "교내 인권센터가 사법기관이 아니어서 전임 교원이 아닌 시간강사에게 권고 이외의 조처를 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