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측 "'옷장 피신 논란' 사실 아냐"…야생동물 밀수 의혹도 부인
대한항공 직원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 회장 일가가 질책했다는 논란에 대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조 회장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야생동물을 밀수하고 관리 직원에게 폭언을 일삼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대한항공은 9일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공항직원들이 근무인원을 적게 보이기 위해 옷장에까지 숨었다는 제보는 과장된 내용이며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일부 직원들은 전날 조 회장 일가가 공항에 직원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 꾸짖었다고 말했다. 승객을 돕거나 꼭 필요한 인원이었다는 게 직원들의 주장이다.

특히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해외 공항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는 꾸짖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부 직원들이 옷장 속으로 몸을 숨겼다고도 말했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은 평소 해외 방문시 공항현장에 지점장만 안내를 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대고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도록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희 이사장이 백조(학명 '울음고니')를 밀수하고 이를 관리하는 직원들을 폭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이 2009년 전시관람용으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백조 암수 한 쌍을 들여왔다"며 "해당 백조는 야생동물보호법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야생동물 및 수출입 허가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백조는 한국공항이 운영하는 제주민속촌에서 사육했으나 관광객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쾌적한 환경을 갖춘 제동목장으로 옮긴 것"이라며 "백조 관리 전담 직원을 따로 두지 않아 폭행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이명희 이사장이 그랜드하얏트인천 호텔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벌인 일체의 '갑질 의혹'에 대해서도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호텔식당 일부 메뉴의 맛이 싱겁다고 폭언하고 빵 크기에까지 관여했다는 주장에 대해 한진그룹은 "설렁탕이 싱겁다고 이야기한 적은 있지만 이는 고객으로서 당연히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투숙객들이 크로아상을 남기는 것을 보고 조금 더 작으면 낫지 않겠냐는 제언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나친 서비스를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 "VIP 방문 시 호텔에서는 메뉴에 없는 특별 음식을 제공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뚝배기를 외국인 셰프에게 던졌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호텔 정원에서 이명희 이사장을 '할머니'라고 불러 해당 직원을 해고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2000년 초반 하얏트리젠시인천 호텔에서 모자를 쓰고 정원일을 직접 한 바 있고 당시 직원이 '아주머니 준비해야 하니 나가세요'라고 해 웃으면서 돌아갔다"며 "해고시켰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헬맷에 부착돼 있는 등으로 야간작업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연회장에 샹들리에를 포함한 모든 조명이 켜진 것을 보고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기본적인 등만 켜도록 지배인에게 의견을 전달했다"며 "헬멧등을 켜고 작업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주 올레6코스를 이명희 이사장이 자의적으로 막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파라다이스 호텔 내 산책로 일부가 해안선 침식 등으로 사고 발생 위험이 있어 안전조치의 일환으로 통제를 결정한 것"이라며 "추후 안전진단을 거쳐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친분이 있는 임직원에게 휴가를 보내거나 승진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임직원 휴가는 회사 규정에 따른 개인적 선택 사항으로 특정인이 휴가를 보내줬다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라며 "동남아 여행시 직원에게 김밥을 요구한 적도 제공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이명희 이사장이 회사 달력 담당자 및 임원을 해고하고 항공기 내에서 커튼 때문에 승무원을 추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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