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신입 변호사를 채용하는 대형로펌이 늘고 있다. 서울 주요 대학 로스쿨 출신이라는 ‘간판’도 좋지만 변호사들의 다양성을 강화하는 것도 로펌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0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율촌은 지방에 있는 로스쿨 졸업예정자를 채용하는 지역인재채용 공고를 냈다. 서울 지역 로스쿨을 제외한 전국 13개 로스쿨 3학년생 가운데 성적이 상위 20% 이내거나 로스쿨 원장의 추천을 받은 학생이 지원할 수 있다. 율촌은 2012년(로스쿨 1기) 경북대 충남대 로스쿨 출신 2명을 채용한 이후 해마다 지방 로스쿨 졸업생을 1명씩 뽑았다. 법무법인 태평양도 지역인재선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지방대 로스쿨로부터 우수 인재를 추천받아 매년 1명을 선발하고 있다. 영남대 경북대 로스쿨 출신 등이 이 제도를 통해 입사했다.

율촌이나 태평양 등의 대형로펌들이 지방 로스쿨 출신 입사전형을 따로 마련한 이유는 기존 로펌 채용 구조가 서울권 학교 재학생 위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로펌의 신입 변호사 채용은 여름이나 겨울방학에 진행되는 채용연계형 인턴 과정이 큰 영향을 미친다. 로펌들은 지방 학생이 인턴 기회를 얻기 어려운 구조라고 판단해 지역인재채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로펌들은 지방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실력이나 조직 적응 등 여러 차원에서 모자람이 없다고 평가했다. 한 대형로펌 관계자는 “무역 분야에 특화된 부산대 로스쿨처럼 각 지역에서 전문적 교육을 받은 인재를 영입하면 로펌 차원에서도 이득”이라며 “역량이 뛰어난 지원자 가운데서 선발하기 때문에 회사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