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지난해부터 상반기 채용설명회를 페이스북으로 실시간 생중계해 구직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경DB
현대자동차는 지난해부터 상반기 채용설명회를 페이스북으로 실시간 생중계해 구직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경DB
우수 인재를 뽑기 위한 기업들의 채용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올 상반기 채용부터 ‘상식’ 과목을 빼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5~6일 채용설명회를 페이스북 현대차 채용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했다. 롯데그룹은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활용한 서류전형을 처음 도입하기로 했다.
[대기업 달라지는 채용] 삼성 GSAT '상식' 없애 응시과목 4개로 줄여… 롯데는 AI 서류전형
◆삼성, 상식과목 없애

삼성은 올 상반기 대졸 공채부터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에서 ‘상식’ 영역을 없애기로 했다. 이로 인해 응시과목도 △언어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사고 등 4개로 줄어든다. 시험 시간도 140분에서 115분으로 단축된다.

지난해까지 GSAT에 포함된 상식 영역은 50문항을 25분 안에 풀어야 하는 과목이다. 삼성의 최신기술뿐만 아니라 경영 공학사회 역사 문화 시사상식 등 다방면에서 문제가 출제돼 응시생들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공계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경우 직무와 연관된 전공을 중시하는 상황에서 응시생들의 부담을 줄여주자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또 기존의 일률적인 공통된 지식평가보다는 각 사의 인재 채용에 맞는 직무지식 평가의 필요성이 높아져 상식 과목을 제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대졸공채부터는 계열사별로 다양한 평가방식이 도입될 예정이다. 어떤 평가방식을 도입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이 입사시험에서 상식 과목을 없애면서 역사와 상식을 도입 중인 다른 기업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현대자동차는 ‘역사에세이’ 평가를 주관식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LG그룹도 LG인적성검사에서 한자(10문항)와 한국사(10문항) 실력을 테스트하고 있다. SK그룹과 포스코도 필기시험에서 각각 한국사(10문항)와 상식(40문항) 문제를 내고 있다.

◆롯데 등 AI채용 앞다퉈 도입

AI가 채용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롯데그룹은 오는 20일부터 시작하는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의 서류전형단계에서 AI 시스템을 활용한 평가를 처음 도입한다. AI는 지원자의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에서 △인재상에 대한 부합도 △직무적합도 △표절 여부 등 세 가지 영역을 분석해 지원자가 조직과 직무에 어울리는 인재인지를 판별하는 기본 자료를 제공한다. 롯데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정보통신 대홍기획 6개사에 시범 적용한 뒤 적용 계열사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편의점 CU(씨유)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빅데이터 검증 프로그램을 통해 자기소개서의 성실도와 온라인 표절 여부를 심사한다. 공학기술용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 마이다스아이티는 서류접수를 완료한 모든 지원자를 대상으로 AI 면접을 한다. 지원자가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어디서든 면접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AI 채용을 통해 신입직원을 선발했다. 취업 전문가들은 “기업 사이에서 AI를 활용한 채용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등 SNS 채용설명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채용설명회도 확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5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남구 언주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2018년 상반기 채용설명회(H-채용설명회)를 열었다. 현대차 입사에 관심있는 구직자 200명을 초청해 신입·인턴 채용 정보를 제공했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구직자를 위해 현대차 채용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현대자동차 채용’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SNS 채용설명회를 실시했던 현대차는 상반기는 온라인으로, 하반기는 오프라인 채용설명회를 통해 구직자들에게 채용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마이다스아이티도 12일부터 7차례에 걸쳐 온라인 직무토크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 CJ그룹과 기아자동차, 롯데그룹 등도 온라인을 활용한 채용정보를 구직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한 대기업 인사팀장은 “오프라인 채용설명회에선 한 번에 많아야 3000명의 구직자가 참석하지만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을 통해서는 더 많은 구직자를 만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