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4일 “최하위 20% 계층의 근로소득이 구조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힌 것은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소득분배지표’에 근거를 둔 발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분배가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3대 지표인 △지니계수 △소득 5분위 배율(처분가능소득 기준 상위 20% 계층의 소득을 하위 20% 계층의 소득으로 나눈 값) △상대적 빈곤율(중위 소득 50% 이하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 등 세 가지 모두 최근 들어 악화됐다.

장 실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우리가 여러 가지 변화를 겪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소득분배지표는 1997년 외환위기 때와 달리 크게 나빠지지 않았다”며 “소득분배지표가 지난해 크게 악화된 뒤 올 1분기까지 악화 추세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특히 고소득층 근로소득의 증가세는 유지됐지만 소득 하위 계층의 근로소득이 크게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년 최하위 20% 계층의 근로소득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8%나 감소했다”며 “2015년에 최하위 계층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것과 비교해 보면 엄청난 반전”이라고 했다. 이어 “2011년 이후로 딱 한 번 감소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급격한 감소가 있었던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장 실장이 이처럼 하위 20% 계층의 일시적인 소득 감소를 지적한 것은 일자리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최근 수출 생산 설비투자 소비 등 경제 상황이 호전되고 있어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정부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